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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물 거둬들여요”…세종시, 치솟는 분양가에 분양권 웃돈도 상승
부동산| 2016-04-11 08:30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사모님, 아파트보다 더 싼 상가 있어요.”

지난 8일 세종특별자치시 대평동 일대 아파트 견본주택들 사이로 상가와 오피스텔 분양을 안내하는 천막이 진을 쳤다. 상가와 오피스텔 분양 상담을 받고 가라며 호객꾼들은 지나는 사람 마다 걸음을 붙든다.

세종시 부동산 시장은 상가ㆍ오피스텔은 매수자 우위, 아파트는 매도자 우위로 탈동조가 뚜렷하다. 상가ㆍ오피스텔은 아직 수요가 부족한 반면 아파트는 대기수요가 몰려 있어서다. 세종시에는 최근 4단계 정부청사 이전으로 오는 9월까지 인사혁신처, 국민안전처, 소청심사위원회 등 3개 기관이 옮겨 올 예정이다. 3월말 기준 22만3672명인 세종시 인구는 공무원 1500여명 등 인구 유입으로 꾸준한 증가가 예상된다.

세종시 소담동에 들어서는 중흥S-클래스 에듀마크 견본주택에서 방문객들이 상담하고 있다. [제공 =중흥건설]

이 날 나란히 문 연 ‘중흥S-클래스 에듀마크’와 ‘힐스테이트 세종3차’ 견본주택에도 이런 대기수요를 반영하듯 방문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건설사 추산 10일까지 주말 사흘동안 총 6만명이 다녀갔다.

두 단지 모두 요즘 중소형에 비해 인기가 적은 중대형이다. 중흥S-클래스 에듀마크는 전용 84~125㎡ 중대형 890가구, 힐스테이트 세종3차는 전용 100~134㎡ 667가구다. 때문에 14~16일 예정인 두 단지의 일반공급 청약 접수 결과가 어떨 지 귀추가 주목된다. 세종은 5월 비수도권 주택대출규제 시행, 6월 세종시 이외 거주자 1순위 청약 가능 등 정책 변수를 앞두고 있다. 두 단지의 성패는 앞으로 세종 분양 시장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가늠자로 여겨진다.

생활권과 입지는 서로 판이하다. 중흥S-클래스 에듀마크는 3-3생활권이며, 시청ㆍ법원ㆍ검찰청 등 행정과 교육 입지가 강점이다. 대전까지 차량으로 10~15분이면 이동할 수 있어 대전 출퇴근이 가능하다. 세종시에서 첫 힐스테이트 브랜드로 공급되는 힐스테이트 세종3차는 1-1 생활권이다. 대전보다 공주가 가깝다. 주변에 고급주거지가 인접해 있고 녹지율이 뛰어나다.

분양가격은 오르는 중이다. 중흥S-클래스 에듀마크는 3.3㎡ 당 평균 870만원이다. 84㎡ 기준층(5층 이상) 3억800만원, 3억1300만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인근 지역에서 2014년 하반기에 분양한 중흥 S-클래스 M6 에코시티의 같은 면적 분양가 2억8000만원에 비해 2000만원 이상 오른 가격이다.

힐스테이트 세종 3차 분양가는 3.3㎡ 당 830~40만원이다. 이 가격에 대해 고운동 J공인중개소 대표는 “비싸지도 않지만, 확장ㆍ옵션비를 포함하면 900만원대로 싸다고 볼 수도 없다”며 “신규 아파트 분양가격이 오름세여서 기존 아파트 분양권 웃돈도 오르고 매물도 매도자가 거둬들이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 중개소는 “6월에 1순위 청약 조건이 완화되더라도 공무원과 특별공급을 제외하고 나머지 물량에서 배정하기 때문에 기타 지역에서 당첨될 확률은 매우 낮다”며 “분양권 매수수요는 줄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운동과 소담동에서 기존 아파트 분양권 웃돈은 3000만~3500만원에 형성돼 있다.

이처럼 분양가격이 뛴 것은 세종시 땅값 상승세 탓이다. 국토교통부가 2월에 발표한 올해 전국 표준지공시지가에 따르면 세종시 공시지가는 전국 평균의 3배 가까운 12.9% 상승했다. 상승률로는 제주에 이어 전국 두번째다.

대전, 공주, 청주의 인구를 흡수하면서 세종시 전세값도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8일 기준 세종시 평균 전셋값은 3.3㎡당 471만원으로, 2011년 12월 세종시 첫 입주 당시 전세값(3.3㎡ 당 266만원)과 비교해 77.06% 올랐다. 이 기간 상승률로 전국 최고다.

세종시에선 앞으로 BRT정류장 등 대중교통이 편리한 입지의 매력이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도담동에서 공주시로 출퇴근한다는 50대후반 전씨는 “세종시는 차로는 좁고 인도는 넓게 계획돼 자전거와 산책에는 좋지만, 앞으로 새 아파트 단지들이 입주하는 시점에는 출퇴근길 교통 체증이 심해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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