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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 갤러리]시타델
뉴스| 2016-04-11 17:48
[헤럴드분당판교=김미라 교육부장]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 이후 보드게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인공지능 알파고 등의 개발 원형이 보드게임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지난 7일부터 나흘간 열린 서울국제유아교육전에 유아용 보드게임이 전시되어 호응을 얻은데 이어, 오는 16일부터 이틀간 세텍(SETEC)에서 개최되는 서울보드게임페스타에는 국내 보드게임 업체들이 다수 참가해 전시, 판매는 물론 체험과 경연대회를 펼칠 예정이다. 최근 재조명 받고 있는 보드게임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초보자부터 게이머에 이르기까지 널리 사랑받는 품목을 시리즈로 소개한다. (편집자)

보드게임의 일부 품목은 수명이 무척 길다. 국내만 보더라도 2002년 '보드게임카페 시대'의 베스트셀러들이 15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베스트셀러다. 2002년의 입문자 추천용 게임은 지금도 입문자 추천 게임이고, 2002년의 추리 게임 대명사는 지금도 추리 게임 대명사다. 그리고 2002년의 우정파괴 게임 시타델도 여전히 대표적인 우정파괴 게임이다.

◇심리전에 기반한 수 싸움, 그리고 드라마틱한 반전_시타델
시타델은 비교적 이해하기 쉬운 게임이다. 건물 카드에 그려진 만큼의 동전을 내면 건물을 지어서 앞에 내려놓을 수 있다. 건물에 그려진 동전이 점수이며 누군가 8개의 건물을 지으면 게임은 끝난다. 자신의 차례가 시작되면 수입으로 동전 2개 또는 카드 1장을 받을 수 있다. 카드와 동전을 더 잘 모으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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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 시작되면 선부터 캐릭터를 하나씩 고른다. 암살자, 도둑, 마술사, , 주교, 상인, 건축가, 장군 등 다양한 옵션이 있는데 어떤 캐릭터를 고르느냐에 따라 이번 차례의 성패가 결정된다. 선이 비밀리에 캐릭터를 고른 뒤 나머지 캐릭터들을 다음 플레이어에게 넘겨준다. 다음 플레이어는 그 중 하나를 고르고 나머지를 넘겨준다. 이런 식으로 각자 캐릭터 하나씩을 나누어 가진 다음 각 플레이어의 차례가 시작된다.

각 캐릭터에게는 기묘한 특수 능력이 있다. 어떤 캐릭터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돈을 좀 더 모을 수도 있고, 카드를 좀 더 모을 수도 있다. 경쟁자를 빈털터리로 만들 수도 있다. 캐릭터에게는 고유의 순번과 특수 능력이 있다. 예를 들어 암살자는 가장 먼저 차례를 진행하고 다른 캐릭터 하나를 선언하는데, 호명된 캐릭터를 선택한 플레이어는 이번 차례를 생략한다. 두 번째 차례인 도둑도 다른 캐릭터 하나를 선언하는데 도둑이 호명한 캐릭터를 가진 플레이어는 가진 동전을 모두 도둑에게 빼앗긴다. 캐릭터 능력 이외의 카드나 동전을 받고 건물을 짓는 기능은 모두 기본적으로 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캐릭터 순번대로 모두가 차례를 마치면 캐릭터를 새로 선정하고 다음 라운드를 진행한다.

이론상 매 라운드 건물을 짓는 플레이어가 있다면 게임은 8라운드에 끝나지만 실제로 게임 길이는 짧지 않다. 기본적으로 플레이어가 한 번의 차례에 얻을 수 있는 자원은 동전 2개 또는 카드 1장이고 더 많은 자원을 얻으려면 돈을 더 주는 상인이나 카드를 더 주는 건축가 같은 캐릭터를 선택해야 한다. 물론 이들은 인기 캐릭터여서 확보가 쉽지 않다. 차라리 다음 라운드에 캐릭터 카드를 빨리 고를 수 있도록 선을 잡게 해주는 왕을 고르는 방법도 있다.

캐릭터 중 상당수는 다른 플레이어의 발전을 방해하는 캐릭터다. 암살자는 다른 플레이어 하나를 한 번 쉬게 하고, 도둑은 모은 동전을 털어간다. 마술사는 손에 든 건물 카드를 통째로 바꿔버리고 장군은 상대의 건물을 파괴한다. 이런 캐릭터들에게 자주 호명을 당하면 이기고 있다가도 순식간에 끌어내리게 되는 수모를 겪기 마련이다. 플레이어들 사이에 이런 묵직한 한 방이 오고 가는 게임을 우정파괴 게임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시타델의 강점은 2~8명을 커버하는 뛰어난 플레이어 융통성에 있다. 7~8인 플레이에서는 매 라운드 한 두 명 정도는 침몰하는 드라마틱한 승부를 즐길 수 있고, 2~3인 플레이에서는 심리전에 기반한 수 싸움을 즐길 수 있다.


b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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