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선제적 혁신 노력 돋보인 SK이노베이션
뉴스종합| 2016-04-20 11:08
SK이노베이션이 사업구조 혁신 선언을 했다. 제품의 고부가가치를 실현하는 동시에 화학, 배터리 등 주요 사업 분야에서 인수ㆍ합병(M&A)으로 글로벌 파트너링(Global Partnering)을 구축하고 석유개발 사업에 선제적으로 나서겠다는 것이다. 회사명 그대로 이노베이션을 제대로 추구하겠다는 의지다. 40년 가까이 안전경영을 해 온 대규모 장치산업의 전통기업으로선 쉽지 않은 태도변화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미국 내 셰일가스 등의 자산인수 방침이다. 쉽게 말해 유전을 사들이겠다는 것이다. 얼핏보면 이해가 안되는 투자방향이다. 유전개발은 극단적인 하이 리스크 하이리턴(고위험-고수익) 비즈니스다. 장기 저성장의 뉴 노멀(New Normal) 시대에 가장 위험성이 높은 투자를 하겠다는 뜻이다. 게다가 국제적인 저유가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가 100억 달러의 차관을 들여오는 지경이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선제적 투자, 공격적 투자의 성공 모델이 될 수 있다. SK가 인수또는 개발하겠다는 유전들은 비전통자원들이다. 그건 기존의 전통석유자원과 달리 높은 개발 및 생산비용 때문에 퍼내지 못하던 자원이다. 오일샌드, 셰일가스,초중질유 등이 대표적이다. 유가가 100달러를 넘나드는 고유가 시절에 너도나도 개발에 나섰다가 공급과잉으로 유가가 반토막 나자 지금은 어려움에 직면한 상황이다.

SK는 이걸 기회로 봤다. 정철길 부회장은 “석유개발 사업은 저유가로 전 세계적인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어서 기회와 위협이 공존하고 있다”며 “매의 눈으로 기회를 포착해 사업을 성장시킬 것”이라고 설명한다. 비전통자원의 개발은 막대한 매장량과 대규모 초기투자를 기반으로 한다. 지금은 저유가로 초기투자비를 감당 못해 문을 닫아야 하는 유전이 즐비하다. 말 그대로 ‘매의 눈’으로 대상을 잘 고르고 기술개발로 운영비를 절감하면 얼마든지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 기술개발의 속도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따지고 보면 배럴당 20달러 시대에도 경제성이 확보된 샌드오일유전도 없지않다.

비산유국의 석유화학 기업이 전형적인 천수답 경제를 벗어나는 길은 유전확보다. 지금이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게다가 비전통 자원개발은 건설, 설비, 철강 등 국내 관련 산업의 동반진출이 필요하다. 최악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통산업들의 연관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SK이노베이션의 과감한 사업구조 혁신 노력이 성과를 거두고 제2,제3의 후속기업들도 나와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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