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정치
‘역시 텃밭’ 힐러리-트럼프 60% 득표율로 뉴욕서 대승
뉴스종합| 2016-04-20 16:08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미국 대선 경선의 핵심 승부처인 뉴욕 주(州)에서 민주ㆍ공화 각 당의 선두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승리했다. 힐러리는 승세를 한결 굳혔고, 트럼프도 자력으로 대선 후보가 될 수 있는 희망의 실낱을 잡게 됐다.

19일(현지시간) 뉴욕 경선 개표가 98.5% 진행 중인 가운데, 민주당에서는 힐러리가 57.9%를 얻어 버니샌더스(42.1%) 상원의원을 큰 격차로 따돌렸다. 또 공화당에서는 트럼프가 60.5%를 득표해 존 케이식 일리노이 주지사(25.1%)와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14.5%)를 멀찌감치 제쳤다. 뉴욕에서 8년간 상원의원을 지낸 힐러리와 뉴욕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 트럼프가 ‘텃밭’에서 예상대로 승리를 거둔 것이다.

이에 따라 두 후보는 각자 자기 당의 최종 후보 지명에 한걸음 더 다가가게 됐다.



우선 힐러리는 최근 7연승을 올리고 있는 샌더스의 기세를 누르고 분위기를 반전시켰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클린턴은 뉴욕 경선 이전까지 1756명의 대의원을 확보해 1068명의 대의원을 확보한 샌더스를 크게 앞서고 있었지만, 쫓기는 입장이었다. 샌더스는 클린턴과의 전국 지지율도 2%p 차로 좁히며 공세를 올리고 있었다. 뉴욕 경선 역시 지지율 격차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줄곧 나왔다. 이에 샌더스 진영에서는 “민주당도 중재전당대회를 통해 대선 주자를 결정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내놓으며 슈퍼대의원들의 마음도 돌리려고 애썼다.

그러나 이날 힐러리가 큰 격차로 승리하면서 샌더스의 공세에는 찬 물이 끼얹어졌다. 뉴욕 주에 걸린 민주당 대의원은 291명(슈퍼대의원 포함)으로 대의원 숫자상 네번째로 큰 지역이다. 힐러리는 이 지역의 승리로 자력으로 당의 대선 후보가 될 수 있는 조건인 대의원 과반수(2383명)의 8부 능선에까지 오를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에게도 뉴욕 경선 승리는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다. 트럼프는 뉴욕 경선 이전까지 744명의 대의원만을 확보해 자력으로 대선후보가 될 수 있는 ‘매직 넘버(1237명)’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결국 7월 경쟁전당대회나 중재전당대회를 통해 승부가 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이는 주류 진영이 결사적으로 반대하는 ‘이단아’ 트럼프로서는 절대적으로 불리한 시나리오다. 이미 각 후보 캠프는 프라이머리나 코커스 등 예비경선의 결과와 무관하게 자신의 의사대로 투표할 수 있는 ‘비구속 대의원’을 확보하기 위한 물밑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뉴욕 경선 대승으로 인해 매직넘버에 도달할 가능성이 아직은 남아 있게 됐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가 뉴욕을 비롯해 앞으로 남은 경선 지역 중 대의원 수가 많은 펜실베니아, 캘리포니아 등에서 대승을 거두면 최대 1238명의 대의원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트럼프의 대항마로 떠올랐던 크루즈가 뉴욕에서 대의원 확보 최저 기준선인 20%도 넘기지 못한 것도 트럼프에게는 큰 소득이다.

트럼프는 남은 경선 일정에 최선을 다하는 한편, 7월 전당대회에도 대비하기 위해 캠프를 개편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는 스콧 워커 전 위스콘신 주지사의 선거참모 출신 릭 와일리를 영입해, ‘전당대회 본부장’인 폴 매너포트와 함께 남은 경선을 이끌도록 했다. 트럼프는 이들에게 남은 경선 지역에 2000만 달러(226억원)의 자금을 집행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해, 자력 과반 확보에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과반 달성에 실패할 경우 매너포트와 와일리가 전당대회를 책임질 전망이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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