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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오일’ 사우디의 뉴리더, 모하마드 빈살만 알사우드…석유시장 쥐락펴락하는 ‘미스터 에브리싱’
뉴스종합| 2016-04-26 10:42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산유량 동결을 골자로 한 도하합의의 실패의 진앙지는 31세의 최연소 사우디아라비아 국방장관이었다. 사우디에서 ‘미스터 에브리싱’으로 불릴 정도로 군사와 경제 권력을 손에 쥔 실세, 모하마드 빈살만 알사우드 제2왕위계승자(부왕세자)다. 1985년생으로 불과 31세지만 원유시장은 그의 말 한마디에 숨을 죽인다. 그런 그가 이번엔 ‘포스트 오일’ 사우디의 미래 청사진으로 세계 원유시장에 다시 나타났다.

모하마드 왕자는 세계 최연소 현직 국방장관이면서 동시에 석유 왕국 사우디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회장이다. 또 사우디의 경제 정책을 좌우하는 왕실의 경제ㆍ개발 위원회 의장이기도 하다.

중동에선 왕위 계승 1순위 왕세자인 모하마드 빈나예프(57) 왕자를 ‘MbN’이라고 칭하고, 모하마드 빈살만 왕자를 ‘MbS’로 부른다. 하지만 시선은 온통 살만 국왕의 친자인 ‘MbS’에 쏠려있다.

[사진=게티이미지]

그의 별칭은 ‘미스터 에브리싱’(Mr. Everything)이다. 어린 나이에 군사와 경제 등 사우디의 모든 권력이 그의 손에 있기 때문이다. 외국으로 유학하지 않고 20대 초반부터 부친 아래에서 차분히 왕권 수업을 받아와 살만 국왕 사후에 사촌 형 모하마드 빈나예프 왕세자를 제치고 왕위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모하마드 왕자는 지난해 1월 아버지 살만 국왕이 왕위에 즉위하자마자 3월 예멘공습을 주도해 관심을 끌었다. 예멘 내전이 1년 넘게 이어지면서 그의 정세 판단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살만 국왕의 전폭적인 지지로 그의 보폭은 더욱 과감해지고 있다.

서방 언론에 폐쇄적이던 사우디 왕실의 관례와 달리 모하마드 왕자는 적극적으로 인터뷰에 응하면서 차세대 기수로서 면모를 과시했다.

아람코의 민영화와 세제 개혁, 에너지 보조금 폐지, 여성 권리 신장, 외국인 영주권 부여와 같은 사우디 사회를 뒤흔드는 ‘석유 이후 시대’를 대비한 변화를 언급했다. 그만큼 사우디가 직면한 대내외적 상황이 급박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사우디 정부 재정의 90%를 차지하는 원유 가격이 급락했고, 패권 경쟁국 이란이 빠르게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그의 파격은 모험주의적이고 과격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81세의 고령인 부친 살만 국왕의 노쇠함을 상쇄하면서 ‘뉴 사우디’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1932년 사우디 건국 이후 80여년간 압델아지즈 초대 국왕의 아들 세대로 버텨오던 사우디 왕국이 손자 세대로 넘어가는 변혁의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최근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손자병법’과 윈스턴 처칠의 저작에서 영감을 얻는다고 말한 데서 그의 야심을 엿볼 수 있다. 개인 생활에선 다처(多妻)를 둔 다른 왕실 인사와 달리 공식적으로 밝혀진 부인이 1명인 점도 ‘신세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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