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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희의 엔터Q&A] “유재석도 기적이라 말하는” ‘슈가맨’의 성공 노하우는?
엔터테인먼트| 2016-04-28 10:10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재미없다”, “모르겠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유재석의 첫 비지상파 출연작으로 화제를 모았고, 유희열이 합류해 기대를 더했던 JTBC 예능 프로그램 ‘슈가맨’. 파일럿 이후 혹평만 들었다. 그럼에도 유재석 유희열이라는 두 대형MC에 힘 입어 정규편성으로 안착, 현재 6개월이 지났다.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은 가요계에서 한 시절을 풍미했던 ‘원히트원더(one-hit wonder)’ 가수, 일명 ‘슈가맨’을 찾아 소환하는 음악 예능 프로그램이다. 다큐멘터리 영화 ‘서칭 포 슈가맨’에서 모티프를 따왔다. 음악예능이 홍수를 이루는 요즘 화요일 밤 11시를 책임지며 선전하고 있다. 지난 26일엔 철이와 미애, 바나나걸 안수지가 ‘슈가맨’으로 나와 5.5%의 시청률을 기록, 처음으로 5%대를 넘어섰다. 


사실 파일럿 이후 제작진은 사생결단의 심경으로 두 MC와 미팅을 했다. “비지상파의 시청률로는 나쁜 수치는 아니었으나 두 MC에 대한 기대가 컸고, 평이 좋지 않았다”는 것이 프로그램을 연출하는 윤현준 CP의 이야기다. 윤현준 CP는 당시 “두 MC에게 프로그램을 접자”고 했을 정도였다. 치열한 고민과 정보 수집 과정이 있었다.

윤 CP는 최근 진행된 간담회에서 파일럿 당시의 실패요인에 대해 “공감 부족”을 꼽았다.

윤 CP는 “여러 의견을 취합한 뒤 MC들과 다시 만나 이 프로그램을 안 할 수도 있다는 전제로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슈가맨’이라는 프로그램은 우리가 해야할 장점이 있다.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보와하면 나아지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윤 CP가 말하는 프로그램의 장점은 “노래는 아는데 제목은 잘 모르는 노래, 기억에 남지만 어떻게 지내는지 모르는 가수들, 지금은 활동을 안 하는데 한 번쯤 만나고 싶은 가수에 대한 궁금증”이 이 프로그램의 장점이었다. 하지만 “당시엔 이 부분을 잘 살리지 못했다”는 판단이 따라왔다. 무엇보다 “당시 나왔던 가수와 노래들을 모두 다 반가워할 줄 알았는데, 10대에서 30대까지 대부분 그 분들이 누군지 몰라 재미없어했다”는 의견에 귀를 기울였다.

‘슈가맨’이 정규편성 이후 10대부터 40대까지 일반인 방청객을 모은 것은 이 때문이었다. ”음악은 의외로 세대차가 심하다“는 판단이 있었고, ”서로의 다름을 인정해보자“는 취지에서 세대별 방청객을 모았다. 기대 반 우려 반으로 첫 방송을 시작한 뒤 ”두 MC는 이거 괜찮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역시나 예능꾼들의 감은 통했다. 이제 유재석은 ”‘슈가맨’은 기적“이라고 말할 정도다.

프로그램이 초반 인기를 모을 수 있었던 데에는 두 MC의 공이 적지 않았다.

윤 CP는 ”‘슈가맨’은 유재적의 모든 장점이 발휘될 수 잇는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예인과 일반인이 소통하는 것은 어렵다. 슈가맨도 보통의 게스트로서 연예인과 다르다. 어찌 보면 말 한 마디 못 하고 갈 수도 있는 사람들인데, 그것을 끌어낸다는 것은 상당한 장점이다“라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예능 한 번 해본 적 없는 사람의 캐릭터를 만들어 가고, 노래가 나갈 때 리액션, 소위 말하는 흥을 발휘하는 것 등 국민MC 유재석의 역량이 발휘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했다.

실제로 유재석은 프로그램의 ‘심폐소생’을 위해 60분 내내 동분서주했다. 음악과 결합한 토크 프로그램이라는 특성은 유재석이 기존의 다른 프로그램에선 많이 보여주지 않았던 독한 멘트를 소환하고, 참을 수 없는 끼를 발산하는 자리로 만든다.

유재석과 함께 하는 유희열의 존재는 국민MC가 부담을 내려놓고 프로그램을 이끌게 하는 버팀목이 된다. 윤 CP는 ”유희열이라는 진행이 되는 든든한 MC가 있기 때문에 유재석이 놀면서 프로그램을 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며 ”유희열은 제작진의 의도를 잘 파악하는 MC다. 그것이 굉장한 장점이다. 제작진이 해줬으면 좋겠다는 것을 반드시 해내는, 대본의 해석능력이 뛰어난 MC“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희열이 있기에 유재석이 돋보일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인공은 음악인데, 토크가 살아나니 프로그램의 맛이 달라졌다. ‘슈가맨’이 정규편성 초반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 중 하나가 바로 두 MC의 찰진 호흡이었다. 거기에 잊혀졌던 가수들이 소환돼 추억을 공유한다.

숱한 음악예능 가운데에도 자기색을 유지하며 승승장구 중이지만, 프로그램은 애초에 시즌1까지만 하려고 기획됐다. 윤 CP는 ”더이상 출연할 슈가맨이 없을 때 시즌1은 마무리될 것“이라며 ”하지만 앞으로도 슈가맨이 나온다면 언제든 다시 돌아올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시즌1이 끝난다 해도 완전히 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슈가맨’의 시즌1이 언젠가 막을 내린다 해도 ‘투유 프로젝트’ 마저 끝나는 것도 아니다. 윤 CP는 두 명의 MC와 함께 하며 ”예를 들면 시즌1은 슈가맨, 시즌2는 런닝맨, 시즌3은 OO맨이 될 수 있다“며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다음의 투유 프로젝트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슈가맨’의 앞에 ‘투유 프로젝트’가 붙은 이유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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