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훅INSIDE]이란 52조원 잭팟, 벌써 터진건가요?…중동 발 평행이론
HOOC| 2016-05-04 18:15
[HOOC]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국빈방문을 계기로 최대 52조원 규모의 잭팟이 터졌다는 보도가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란에 인프라 건설 및 에너지 재건 사업을 수주하는 발판이 마련됐고 경제 분야 59건을 포함해 모두 66건의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과연 청와대의 발표처럼 이란 발 52조원의 잭팟이 터진것일까요?

답부터 말하면 ‘아직 확실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입니다. 잭팟이 터질수도 혹은 터지지 않을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청와대의 발표처럼 수주하는 ‘발판’이 마련된 것일뿐 수주가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먼저 발표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정부가 체결했다고 발표한 양해각서란 정식 계약을 체결하기에 앞서 양 측의 의견을 미리 조율하고 확인하는 절차입니다. 확정적으로 계약이 체결된 단계를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꼭 이행해야 한다는 법적 구속력이 없습니다. 



청와대는 “경제 분야 59건을 비롯한 총 66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역대 최대의 경제외교 성과를 거두며 제2 중동 붐의 한 축인 이란 시장을 선점하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며 “특히, 371억 불(약 42조 원)에 달하는 프로젝트 관련 교역 촉진으로 이란 경제제재 이전의 교역 수준을 조기에 회복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으며, 철도ㆍ공항ㆍ수자원 관리 등의 인프라 건설사업과 석유ㆍ가스ㆍ전력 등의 에너지 재건 사업 참여뿐만 아니라 보건ㆍ의료ㆍ문화ㆍICT 등의 고부가가치 분야로 협력 지평을 확대할 수 있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전했습니다.

이는 말 그대로 수주로 이어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일뿐 확약을 맺은 것은 아닙니다.

청와대가 발표한 내용 중 수주 금액 역시 전망된다는 것이지 확실한 것은 아닙니다.

인프라 및 에너지 재건 등 30개 프로젝트에서 양해각서 및 가계약 체결 등을 통해 확보한 수주 가능 금액은 371억 달러로, 일부 사업의 2단계 공사까지 감안하면 최대 456억 달러까지 수주금액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이번 발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자원외교,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 수출과 묘하게 닿아있습니다.

이명박 정부 역시도 중동외교를 대대적으로 선전하며 96건의 MOU를 맺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 중 본계약으로 이행된 것은 16건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번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방문은 상당한 의미가 있습니다. 경제재제가 풀린 이란과 협상의 물고를 텃고 지속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첫단추를 잘 끼운 상황입니다.

하지만 52조원 잭팟이 터졌다거나 제2의 중동붐이 시작됐다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입니다.

지난 이명박 대통령 역시 언론에 중동 외교의 성과에 대해서 공공연히 이야기 했지만 실상은 그러지 못했습니다. 이번 박 대통령의 방문이 성과로 이어지기까지는 이제부터 과정이 중요할 것입니다.



feelgood@heraldcorp.com

사진출처=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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