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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脫소녀시대①] 제시카, “인생은 한 권의 책…화려했던 소녀시대는 세 번째 챕터” (인터뷰)
엔터테인먼트| 2016-05-17 10:35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혼자’가 됐다. 짊어져야할 짐들이 많다. 노래도, 인터뷰도 온전히 스스로 해내야하는 일이 됐다.

“제가 말을 너무 못하죠? 아…어떻게 해야 하지.”

17일 솔로가수가 돼 돌아온 제시카를 만났다. 이젠 어떻게든 혼자 서야 하는 상황. 소녀시대를 떠나 ‘홀로서기’를 시작한 제시카는 다소 긴장된 듯 보였다.

“말을 잘 못해 아끼는 편”이었고, “말 잘하는 친구들이 함께 있어 굳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무리가 없던 모든 자리를 벗어났다. 해본 적도 없는 ‘말솜씨’에 대한 고민을 한다. 그래서 “정말 잘 써주셔야 돼요”라고 덧붙인다. 홀로 선 제시카가 새롭게 남기고 있는 흔적들이다. 


[사진제공=코리델 엔터테인먼트]

제시카에겐 든든한 지원군이 있다. 시시콜콜 모든 걸 대화로 나누는 동생 크리스탈, “한 번도 남자친구라고 말한 적은 없지만” 모두가 그렇게 알고 있다는 현 소속사(코리델 엔터테인먼트)의 대표 타일러 권의 존재. 3년간 함께 한 연인이면서, 제시카의 음악색깔을 지지하고 다양한 해외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파트너다.


[사진제공=코리델 엔터테인먼트]
[사진제공=코리델 엔터테인먼트]

“지난 1년 반동안 인맥이라는 것에 대해 많이 배웠어요. 배우고, 또 느끼게 된 시점이었어요. 예전엔 신경도 안 썼는데…저와 함께 아파해주고, 행복해하고, 웃고 울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참 소중해요. 시간이 가면 갈수록 관계는 좁아지잖아요. 깊어지기도 하고요. 그걸 알게 됐어요.”

제시카는 시작답게 완전히 새로운 장을 썼다. 훌훌 털어낸 가벼운 마음이다. “솔로 앨범은 생각도 없었”는데, “그래도 응원해주는 사람들”을 위해, “계속 노래해달라고” 말하는 팬들의 마음을 “밀쳐낼 수 없어” 내놓은 앨범이다. 편지 말미 항상 적어넣는다는 ‘위드 러브 제이’가 앨범의 타이틀이 됐다. 시작답게 완전히 새로운 장을 썼다. 훌훌 털어낸 가벼운 마음이다.

“사람의 인생을 책으로 비유하곤 해요. 마침표가 찍히면 넘어가고, 새롭게 써나가야 하니까요. 소녀시대는 저에게 아주 중요하고,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오랜 시간 연습생 생활을 했어요. SM… 전 회사는 제가 있기까지 없으면 안 되는 분들이에요. 지금의 전 새로운 챕터로 넘어가는 이 장이 기대가 돼요.”

[사진제공=코리델 엔터테인먼트]

15년간 SM엔터테인먼트에서 연습생 생활을 했고, 소녀시대로 9년간 활동했다. 2014년 9월 제시카는 “소속사로부터 소녀시대를 나가달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했고, SM엔터테인먼트는 “올봄 제시카가 앨범 활동을 끝으로 팀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알려왔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엇갈린 주장이었다. 갈등을 야기한 건 제시카의 패션 관련 사업. 소녀시대의 멤버들은 제시카의 그룹 활동 중단에 모두 동의했다고 알려졌다. 2015년 8월 제시카는 SM엔터테인먼트를 떠났다.

곁을 지켜주는 팬들도 있었지만, 오해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제시카는 끝끝내 입을 다물었다. “오해도 와전된 이야기도 많은 것 같은데, 일일이 풀고 하기엔…제 이야기를 제 입으로 하면 오해는 더 생기고, 더 꼬이더라고요. 경험상 그랬어요. 시간이 지나면 진실은 나오고 풀리게 돼있어요.”

20대에 찾아온 성장통은 조금 더 단단해지는 법을 가르쳐줬다. 딱딱하게 박힌 굳은살을 비집고 희망을 노래하고 싶은 마음이 이번 앨범에 담겼다. 미니앨범엔 제시카의 자작곡이 세 곡이 수록됐다. 밝은 멜로디, 희망이 담긴 노랫말이 제시카의 다짐처럼 들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아무래도 가사를 통해 제 상황을 많이 떠올리실 것 같아 일부러 즐거운 마음으로 했어요. 누구나 살명서 힘든 일을 겪잖아요. 그 안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너무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럴지라도 10개월 가까이 작업한 앨범 곳곳엔 제시카의 마음이 남았다. ‘안갯속에 나를 찾아’ 새로운 곳을 향해 ‘손을 뻗어’ 보고 싶은 희망, ‘시간이 흘러 화려하지 않아도’ 사랑해줄 수 있을까 싶은 불안이 섞였다. “여자로서 지금 나의 감정이 담겼어요. 어떤 노래는 팬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고요”

그 “화려했던 소녀시대”는 제시카가 써내려가는 책의 세 번째 챕터라고 한다. 어느덧 네 번째 장을 열었다. “이젠 날아볼까.” 제시카가 적고 싶은 네 번째 장의 첫 문장이다. “혼자니까요. 솔로로서의 제 삶. 어떻게 보면 길고도 짧은 시간인데, 살아갈 날이 더 많잖아요. 화려하고 멋지게 나의 10대, 20대를 잘 보내왔구나, 시간이 지나 그렇게 느끼고 싶어요.”

새 앨범을 내놨지만 음악방송 활동은 접어두기로 했다. 단독공연은 제시카에세도 꿈이다. 아직은 콘서트를 채울 노래가 부족해 고민이라고 한다. “그래도 라이브로 무대를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고 있어요. 백지부터 시작했어요. ‘제시카 답다’는 평가가 나오면 좋겠어요. 노력 안했다는 이야기는 듣고 싶지 않아요. 너무 노력했으니까…”

솔로가수로 선 제시카는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배우로도 대중과 만난다. 지난해 촬영을 마친 중국영화 ‘애정포우’는 오는 8월 개봉을 앞두고 있고, 미국 NBA 출신으로 중국 프로농구팀에서 뛰고 있는 스테픈 마버리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마이 아워 홈’은 촬영에 한창이다. 예능 욕심도 있다. “예전엔 많이 예민했었는데, 요즘 여유로워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요. 자연스럽게 시작하고 싶어요.”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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