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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앤데이터]호텔롯데 IPO 진두지휘 신동빈 “내가 그룹 실질적 오너” 과시
뉴스종합| 2016-05-31 11:34
호텔롯데 상장을 앞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그룹을 둘러싼 잡음을 잠재우고 ‘원톱 체제’에 못을 박기 위해 웅크렸던 몸을 일으켰다. 국내 대기업 오너로서는 이례적으로 직접 기업공개(IPO)의 전면에서 지휘봉을 휘두르고 있다.

신 회장은 30일 서울 소공동 호텔롯데에서 열린 호텔롯데 기업설명회(IR)에 참석해 오찬한 뒤, 행사의 마지막 일정인 투자자-롯데 간 질의ㆍ응답 시간까지 자리를 지켰다. 신 회장이 기업설명회에 모습을 드러낸 건 6년만이다.

2010년 영국 런던증시에 롯데쇼핑을 상장할 당시 해외 투자자들을 상대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한 적은 있어도 국내에서 전면에 나선 적은 없었다.


그는 행사 후 기자들 앞에서 “호텔롯데가 우리 그룹에서 가장 중요한 회사 중 하나여서 직접 설명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 나왔다”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신 회장의 이같은 행보가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그룹 내 경영권 분쟁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해 8월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 직후 연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 호텔롯데 상장을 통한 그룹 경영의 투명성 확보를 약속했다. 롯데제과와 롯데쇼핑, 롯데칠성 등 각 계열사의 최대 지분을 보유한 호텔롯데는 사실상 한국롯데의 지주사나 다름없었다.

호텔롯데는 이번 IPO에서 신주 25% 발행, 기본 대주주 보유지분 10% 매각과 더불어 전체 발행 주식의 35%를 공모할 계획이다. 공모가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현재 일본 롯데 계열사들이 보유했던 호텔롯데의 지분율이 98%에서 65%까지 떨어진다. ‘롯데=일본기업’이라는 부정적 인식도 상당 부분 희석될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과 롯데그룹으로서는 상장을 통해 막대한 자금을 모아 그룹의 핵심 부문인 호텔ㆍ면세업의 성장 동력을 마련할 수 있단 이점도 있다.

호텔롯데의 증권신고서상 공모가 희망 범위는 9만7000~12만원 선. 총 4785만5000주를 공모할 계획인 만큼 계획대로 IPO가 이뤄지면 5조원 안팎의 공모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신 회장은 공모자금의 2000억원을 차입금 상환에 사용하고, 2조원 정도를 면세점의 M&A와 해외 진출 등에 우선 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호주 면세점 업체 등과 M&A 관련 접촉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호텔롯데 IPO는 신 회장에게 그 동안 호텔롯데를 둘러싼 잡음을 종식시키고 자신이 그룹의 실질 오너로서 미래 전략까지 책임진다는 것을 외부에 알리는 계기인 셈이다.

박혜림 기자/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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