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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포의 경제학①]늘어나는 은행 점포도 있다…은행권 복합점포 확대 경쟁
뉴스종합| 2016-05-31 12:01
[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금융권의 복합점포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은행과 증권 복합점포에 이어 보험까지 입점한 복합점포가 제한적으로 허용되면서 금융지주들마다 시너지 확대를 위해 복합점포 늘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은행 점포의 방문객이 줄어들고 활용성이 떨어지면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복합점포가 비용 대비 수익률이 높기 때문이다. 일반 점포는 매년 100개 이상씩 꾸준히 줄고 있지만 복합점포는 무섭게 확대되고 있다. 머지 않아 복합점포가 대세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복합점포가 살길”=KB금융그룹은 지난 16일 금융권 최초로 기업금융 특화형 복합점포를 개설했다. 중견ㆍ중소기업들이 많이 위치한 판교지역에 종합금융센터를 세우고 은행ㆍ증권ㆍ보험 간 CIB(기업투자금융) 시너지에 초점을 맞춘 특화형 복합점포다. 16개의 복합점포를 낸 KB금융은 현대증권 인수와 함께 더 공격적으로 점포를 늘릴 계획이다. 100여 개에 달하는 현대증권 지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특히 주식 위탁매매를 비롯한 현대증권 고객을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금융지주 중 가장 많은 복합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신한금융지주다. 신한은 복합점포만 49개를 열었다. 3억원 이상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신한PWM센터와 1억원 이상 고객을 위한 신한PWM라운지로 공략 대상을 체계화 해 복합점포를 통한 자산관리 고객 선점에 집중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19개의 복합점포를 내면서 신한금융의 뒤를 쫓고 있다. 지난해 8월 강남구 언주로에 은행 증권 보험이 포함된 복합금융점포 1호점을 연데 이어 하나금융투자 본사 1층에 하나생명까지 포함한 대형복합점포를 준비하고 있다. 

NH농협금융의 은행 증권 보험 세 분야가 뭉친 복합점포는 두 개로, 광화문 금융센터와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 입점해 있다.

농협은 지방을 중심으로 복합점포를 확산하고 있다. 최근 충남 천안시에 은행ㆍ증권 복합점포인 ‘NH농협금융PLUS’센터 6호점을 개점했다. 다른 금융지주회사들과는 달리 농협금융이 올해 내 추가로 선보일 복합점포 4개는 모두 수도권 밖이다. 상대적으로 촘촘한 지방 영업망을 활용해 지방 고객들은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우리은행은 삼성증권과 제휴를 맺고 조만간 7번째 은행ㆍ증권 복합점포를 낸다. 다른 금융지주처럼 계열 증권사가 없는 만큼 대형 증권사와 제휴를 통해 시너지는 낸다는 구상이다. 우리삼성CMA보탬통장을 출시하는 등 공동상품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점포 방문객을 늘리기 위해 최근 커피전문점 ‘폴바셋’과 손잡고 ‘카페인브랜치’ 1호점을 서울 동부이촌지점에 오픈하기도 했다.

주요 금융회사들이 앞다퉈 복합점포를 선보이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저금리가 길어지면서 비은행 부문을 비롯해 수익원을 다각화할 필요성이 커졌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도입과 함께 자산관리 시장이 확대된 영향도 있다. 


규제가 막네=복합점포에 대한 수요는 늘고 있지만 정작 규제가 복합점포 확산을 가로막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복합점포는 금융소비자 편의 제고를 위해 도입됐다. ▷은행ㆍ증권 ▷은행ㆍ보험 ▷은행ㆍ보험ㆍ증권 등 유형별로 운용되고 있다.

복합점포를 찾는 찾는 고객도 빠르게 늘고 있다. 덩달아 복합점포의 자산 규모와 고객 수도 증가세다. 지난해 문을 연 농협금융 복합점포 5곳의 관리 자산은 10조원대를 훌쩍 넘어섰다. 1억원 이상 금융자산을 가진 고객도 1700명을 넘어서는 등 일반 점포에 비해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KB금융의 복합점포 역시 2010년 처음 문을 연 이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증권 부문의 자산규모는 매년 배 이상 늘고 있다. 일반적인 증권사 점포에서 연평균 자산 증가율이 10% 미만임을 고려하면 폭발적인 수준이다. 

일각에선 향후 복합점포가 일반점포를 대체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은행 관계자는 “간단한 거래를 처리하는 인터넷, 자산운용을 위한 종합적인 상담을 해주는 복합점포로 금융권의 채널이 이원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복합점포가 금융권 대세가 되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대형 GA(법인 보험대리점) 및 보험설계사 등 이익단체의 반발에 밀려 금융당국이 복합점포 확대에 난색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현재 보험이 포함된 복합점포는 금융사 당 3개씩만 가능하다. 금융사들은 “언제까지 시범 운영단계여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늘리지도, 그렇다고 없애지도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보험까지 포함한 복합점포의 확대여부는 2017년 하반기나 돼야 최종결정이 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복합점포 운영현황을 점검해 확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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