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문화
살 파먹는 시리아 전염병 ‘알레포의 악마’… 난민 타고 유럽 번지나
뉴스종합| 2016-05-31 14:07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사람의 살을 파먹는 중동 풍토병 ‘리슈마니아증(Leishmaniasis)’이 시리아 내전의 여파로 중동 전역으로 번지고 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31일 보도했다. 시리아 난민 유입으로 남부 유럽에까지 유입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리슈마니아증은 2~3㎛ 크기의 리슈만편모충이 살 속으로 들어가 세포질 안에서 분열과 증식을 반복하며 피부를 갉아먹는 병이다. 상처는 아물지 않고 괴사된다. ‘모래 파리’라는 흡혈성 파리가 사람의 피를 빨면서 리슈만편모충을 옮기고 다닌다.

이 병은 시리아에서 오랫동안 전해져 온 풍토병으로 시리아 도시의 이름을 따 ‘알레포의 악마’라는 별명이 붙었다. 당초에는 치료가능한 질병이었지만 IS의 점령과 내전의 지속으로 공공보건체계가 무너지면서 시리아부터 갉아먹어 들어가기 시작했다. 특히 IS는 사람들을 학살하고 시신을 길거리에 방치해 이 병을 확산시켰다는 비판을 샀다.



문제는 난민을 받아들인 중동 주변국에서도 점차 감염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레바논에서는 2013년 리슈마니아증 환자가 1033명으로 12년 새 6배 급증했고, 터키와 요르단에서도 수백 건의 발병 사례가 나왔다. 예멘에서는 매년 1만여명의 새로운 환자가 나와 인근 사우디아라비아에까지 질병을 옮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으며, 리비아도 급증 추세다.

영국 리버풀 열대의학 스쿨의 왈리드 알-살렘 박사는 “이 병은 시리아에서 급격히 퍼지고 있을 뿐 아니라 이라크, 레바논, 터키 그리고 난민이 들어오는 남부 유럽까지 확산하고 있다”며 “누구도 정확히 감염자 수를 세어보지 않아 여전히 과소평가된 상태”라고 말했다.

최근 난민촌이나 분쟁지역에서 수만 명이 리슈마니아증에 걸렸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피터 호테즈는 이 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분쟁 지역을 봉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paq@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