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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개편’ 역할론 커지는 유승민, “보수혁명 필요”…세결집 신호탄
뉴스종합| 2016-05-31 16:34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친박계(親박근혜)계 중심의 4ㆍ13 총선 후보자 공천 결과에 반발, 새누리당에서 탈당한 유승민 무소속 의원(새누리당 전 원내대표)이 여권발(發) 정계개편의 핵심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가 다시 ‘헌법 정치’를 앞세워 정치권 복귀 신호탄을 쏘면서부터다. 정의화 전 국회의장과 함께 중도보수 세력의 구심점 만들기에 나선 박형준 국회사무총장은 “유 의원은 우리나라의 정치 혁신이나 정치질서를 새롭게 재편하는 데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행위자”라고 치켜세웠다.

유 의원은 31일 오후 성균관대학교에서 ‘경제위기와 정치의 역할’을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현재 대한민국은 공동체 붕괴 위험에 처해있다”며 “계층과 신분이 대물림되고, 능력주의가 파괴되며, 부패ㆍ불공정이 만연하는 등 사회정의가 무너진 (현재 대한민국) 사회는 헌법 1조가 말하는 ‘공화국’이 아니다”라고 현 정권의 ‘실정’을 에둘러 비판했다.


그는 이어 “따뜻한 보수, 정의로운 보수를 지향하는 보수혁명이 필요하다”며 “국민 중 스스로 보수라고 생각하는 분이 30%는 된다. 즉, 보수 세력이 변하면 대한민국이 변할 수 있다”고 개혁보수 세력에 대한 지지를 촉구했다. ‘새누리당 복당’ 의지를 굽히지 않고는 있지만, 당의 변화를 만들기 위한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라도 유권자들의 ‘의식 전환’이 필요함을 역설한 셈이다. 그는 총선 직전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도 “현재 새누리당의 노선은 폭이 너무 좁다고 본다. 당이 아주 보수적인 분들부터 중도적이거나 개혁적인 생각을 하는 분들까지 모두 포용하는 ‘큰 텐트’가 돼야 한다”며 새누리당의 노선 변경을 촉구한 바 있다.

이처럼 유 의원이 본격적인 ‘귀환’을 선언함에 따라 보수권 개혁파 의원들도 술렁였다. 박 사무총장은 이날 T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유 의원과 (정 의장 주도 싱크탱크 사이의) 생각 흐름이 상당히 비슷하다고 본다”며 “특히 유 의원 같은 분이 우리나라의 정치 혁신이나 정치질서를 새롭게 재편하는 데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행위자다, 이렇게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유 의원의 제3세력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유 의원이) 구체적으로 참여하냐, 안 하느냐의 여부는 여러 가지 정치적 행위이기 때문에 그분의 결단에 달려 있다”는 것이 박 사무총장의 설명이다.

한편 유 의원은 이날 강연에서 박근혜 정부를 향한 ‘원-투 펀치’를 멈추지 않았다. 헌법 1조에 등장하는 ‘공화국’의 의미를 설명하면서는 “과거 박정희 대통령이 5ㆍ16 쿠데타 이후 만든 군사정권과 정당의 이름이 ‘공화당’이라서 대중이 공화를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고, “헌법에는 시장경제만 있는 것이 아니라 경제민주화ㆍ정부개입의 단서도 있고, 성장만 있는 것이 아니라 복지도 있고, 자유만 있는 것이 아니라 평등ㆍ공정도 있다. 헌법을 있는 그대로 읽어야 한다.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골라서 읽어서는 안 된다”며 성장 만능주의에 빠진 국내 상황에 일침을 놓기도 했다.

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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