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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머리교육 포기하는 사회②] 가족간 대화 단절…행복지수는 ‘밑바닥’
뉴스종합| 2016-06-01 10:01
-고교생 절반, 가족과 대화시간 하루평균 30분도 안돼

-밥상머리교육 잘 이뤄질수록 수능 성적도 높다는데…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맞벌이 부부 증가와 아이들의 바쁜 학업 일정으로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시간이 줄고 있다. 가끔 식사를 함께해도 TV를 보거나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가족 간 대화가 줄어드는 것이 현실이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6년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아버지와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주중 1시간도 채 되지 않는 청소년은 절반 이상인 56.5%에 달했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전국 초중고 학부모 153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학부모 자녀교육 및 학교 참여 실태조사 연구’ 결과에서도 우리나라 자녀와 부모와의 하루 대화 시간은 25분 이하가 26.5%, 26분~50분 이하가 42.7%, 51분~100분 미만이 20.2%, 100분 이상이 10.6%로 집계됐다. 특히 고등학생의 경우 2명 중 1명은 하루 평균 가족과의 대화 시간이 30분도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밥상머리교육의 중요성은 국내외를 망라하고 강조되고 있다. 해외에서도 관련 연구가 계속 되면서 온 가족이 함께 식사를 하며 밥상머리교육을 생활화하고 있다. 사진은 관련 이미지.

식사를 하며 가족간 대화로 이뤄지는 밥상머리교육이 사라진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어린이ㆍ청소년 행복지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22개 중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학원 교습시간 등에 쫓겨 사라지고 있는 밥상머리교육이 오히려 성적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가 최근 발표한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결과에서 가족과 대화가 많은 학생일수록 수능 성적이 우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조사한 ‘부모님(가족)과 학교생활, 교우 관계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질문에 ‘거의 매일’이라고 응답한 학생의 비율이 높은 학교일수록 모든 영역에서 수능 표준점수가 높게 나타났다. 국어B, 영어에서는 이런 비율이 높은 학교(상)와 적은 학교(하) 간의 표준점수 차이가 12.3점이나 났다. 나머지 영역에서도 10점 넘게 차이를 보였다. 


학부모와 자녀의 하루 대화 시간.

해외 연구결과에서도 이를 입증하고 있다. 콜롬비아 대학교 CASA 연구결과에 따르면 청소년 12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가족식사를 하는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A학점을 받은 비율이 약 2배 정도 높았다. 또 하버드대 캐서린 스노우 박사팀 연구 결과, 만 3세 어린이가 책을 통해 배우는 단어는 140개, 가족 식사를 통해 배우는 단어는 1000개로 나타났다. 유치원 시기의 풍부한 어휘는 고등학교 시기의 이해력과 관련이 높다. 일본 아키타 현의 연구에 따르면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아이가 문제 해결 능력이 뛰어나며, 학교에서 일어난 일을 가족과 이야기하는 아이의 성적이 전국 학력 평가에서 높은 경향을 보였다.

이에 최근 초ㆍ중학교 현장에서 ‘밥상머리교육’이 다시 강조되고 있다. 교육부가 지난 2012년부터 운영해온 체험형 밥상머리교육은 올해 초등 150개교, 중등 10개교에서 학생과 학부모 40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자유학기제가 전면 실시되는 시점에 맞춰 올해 처음으로 중학교 10개교에서 자유학기제 체험활동과 연계해 시범 운영하고 있다.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면서 대화를 통해 가족 간 유대감을 높이고 인성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밥상머리교육이 잘 이뤄질수록 학생들의 생활ㆍ학업만족도와 성적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며 “ 밥상머리교육이 범사회적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했다.


박세환 기자/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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