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옛 PC 명가들의 ‘환골탈태’…‘제2전성기 모색’
뉴스종합| 2016-06-01 13:32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세계 PC시장이 얼어붙으면서 PC업체들이 잇따라 혁신기술로 무장하고 새로운 전성기 구축에 나서고 있다.

1일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 세계 PC 출하량은 전년동기 대비 9.6% 감소한 6480만대에 그쳤다. 6분기 연속 하락세다. 미국의 PC 제조사 델(Dell)은 클라우드 기업으로 변신했다. 기업에게 빅데이터 활용이 중요해지면서, 클라우드 서비스는 유망 분야 중 하나로 꼽힌다.

델은 전 세계 1위 스토리지 업체인 EMC를 지난해 말 인수했다. EMC가 80% 지분을 보유한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업체 VM웨어도 델의 품에 안겼다. 이로써 델은 기업용 솔루션 시장의 새로운 ‘공룡’으로 떠올랐다. 창업자 마이클 델은 최근 신제품 발표회에서 “클라우드 서비스에 필요한 모든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 연말에는 회사 이름을 아예 ‘델 테크놀로지스’로 바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12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IBM 커넥트 2016 코리아’ 기자간담회에서 코그너티브 기술이 적용된 나오미 로봇이 국내 최초로 소개되고 있다 [제공=IBM코리아]

100여 년 역사의 IBM은 PC시대가 내리막길을 걷기 전부터 위기를 겪었다. 1990년대초 급변하는 PC 시장의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하면서 델, HP 등 후발주자에 밀렸다. 급기야 2005년 중국 레노보에 PC 사업을 매각하기에 이른다. 당시 업계는 주력 사업을 버리면서 IBM의 미래도 끝날 것으로 예상했다.

결과적으로는 이 선택이 IBM이 빠른 체질 개선이 가능했던 ‘한 수’였다. IBM은 일반 소비자에서 기업 대상의 e-비즈니스로 눈을 돌리면서 회생했다. 현재 소프트웨어와 IT 서비스 부문이 전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세돌 9단과 구글 알파고의 대국을 계기로 IBM의 코그너티브 컴퓨팅(cognitive computing: 인지컴퓨팅)에도 관심이 높다. IBM의 ‘왓슨’은 이미 유통, 금융, 교육, 법률, 보안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항암 치료에도 나섰다.

PC시대를 주도했던 마이크로소프트(MS)는 ‘앱(app)의 시대가 가고 인공지능(AI)의 시대가 왔다’고 선언했다. 지난 3월 열린 개발자회의에서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모든 것에 지능을 불어넣을 것”이라면서, 챗봇 개발 도구인 ‘마이크로소프트 봇 프레임워크’를 공개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은 차세대 기술 경쟁에서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 등에 밀리면 옛 명성을 회복하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MS의 행보를 해석했다. 최근에는 노키아 휴대전화 사업부를 매각하고, 관련 인력 1850명을 감원하며 경영 효율성 강화에 나섰다.

IBM코리아 관계자는 “IBM의 인지컴퓨팅은 더욱 변화무쌍해지고 복잡해지는 미래를 더 멀리, 확실하게 내다볼 수 있게 한다”며 .“기업들이 향후 적극적으로 인지컴퓨팅 등을 도입할 것으로 예상돼 혁신기술에 집중하는 기업들의 미래를 밝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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