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대형마트 SPA의류 브랜드“잘나가요”
뉴스종합| 2016-06-02 11:28
“가성비 좋고 트렌드·품질로 승부”
이마트 ‘데이즈’ 올 매출 5000억 목표
롯데마트 데일리룩 ‘테’도 고성장
홈플러스 ‘9만9800원’ 수트 호평



마트의 중심은 식품이다. 옷이나 잡화를 사기 위한 ‘쇼핑’은 대형마트와는 다소 동떨어진 일과로 여겨졌다. 옷을 사기위해 대형마트에 들르는 이들은 많지 않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종종 “대형마트에서 옷을 사도 괜찮냐”는 질문이 올라오는 것도, 대형마트가 소개하는 패션에 대한 소비자의 고정관념을 방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형마트에서는 여전히 넓은 공간을 패션잡화 상품에 할애한다. 다양한 상품을 소개함으로써 ‘원스탑 쇼핑’이라는 대형마트의 목표를 구현하기 위해 패션은 놓칠 수 없는 상품군이기 때문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패션은 전체 이마트 매출의 10~15% 가량을 차지하는 주요 상품군으로 고객이 매장을 방문했을 때 가장 직접적으로 시즌성을 제시할 수 있는 MD로 쇼핑의 재미와 구매의욕을 유발 시킬 수 있는 상품군으로 꼽힌다”며 “대형마트가 궁극적으로 제공하고자 하는 원스탑 쇼핑을 완성시키기 위해서 패션 MD는 필수 상품군”이라고 설명했다. 

이마트는 대형마트로는 처음으로 한국형 SPA를 콘셉트로 한 데이즈를 론칭했다. 이마트 점포를 활용한 채널 파워등으로 데이즈를 국내 SPA시장에서 매출 2위 브랜드로 끌어올렸다.사진은 데이즈 매장

▶불황형 소비에 불붙은 SPA, 대형마트 도전 성공할까=패션잡화를 소비하는 트렌드는 바뀌고 있다. 불황이 장기화되면서다. 가격대비 성능을 따지는 ‘가성비’는 구매결정에 중요한 요소가 됐다. 저렴한 가격으로 무장한 글로벌 SPA 브랜드들은 불황형 소비의 니즈를 정확히 공략하며 빠르게 국내 패션시장을 점령했다. 매해 두 자릿수 성장을 거듭하며 국내 SPA시장의 독보적 1위로 자리잡은 유니클로는 ‘가격인상으로 인한 매출 악화’라는 우려를 깨고 지난해(8월 회계법인) 매출이 전년대비 25% 증가, 1조 1169억원을 올렸다.

가성비 트렌드에 힘 입어 고공행진 중인 글로벌 SPA의 활약에 견제구를 던진 것은 다름아닌 대형마트 패션이다. 저렴한 가격에 좋은 상품을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대형마트의 ‘DNA’이 패션시장에 불어닥친 ‘가성비’ 소비와 맞아떨어지면서 ‘대형마트 SPA’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가장 공격적으로 패션 부분에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는 것은 이마트의 데이즈(Daiz)다. 이마트는 지난 2010년 10월 대형마트로는 처음으로 한국형 SPA를 콘셉트로 한 데이즈를 론칭했다. 이마트 점포를 활용한 채널 파워, 그리고 패션 부문에서 공격적인 영역확장은 데이즈를 국내 SPA시장에서 유니클로에 이은 매출 2위 브랜드로 끌어올렸다. 실제 2009년 2000억원 규모였던 이마트의 매출은 4년만인 2014년에 3500억원을 돌파했다. 2015년 매출은 전년대비 30% 가량 성장한 4500억원을 달성했다. 올해 데이즈의 매출 예상액은 5000억원으로, 향후 2023년에는 데이즈 브랜드로만 매출 1조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오세우 이마트 데이즈 담당 상무는 “데이즈는 한국형 SPA브랜드로써 국내 SPA브랜드 가운데서도 괄목할 만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며 “기존 대형마트 자체 패션브랜드에서 진일보해 차별화된 품질 경쟁력과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강화에 힘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렌디’와 ‘가성비’ 두 마리 토끼를 잡아라=롯데마트는 지난 1월 남성복 트렌드를 선도하는 디자이너인 한상혁과 고태용의 콜라보레이션 티셔츠를 한정 판매했다. 마트패션이 갖고 있는 ‘평범함’과 ‘저가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한 체질개선의 신호탄이다. 이후 3월 롯데마트는 기존 색깔을 지운 데일리룩 PB 브랜드인 ‘테(TE)’를 론칭, 마트 패션의 패러다임 변화를 선언하고 나섰다.

롯데마트 테(TE)는 이를 위해 신진 디자이너와 접점을 늘려 상품을 소량, 즉각생산하는 국내 스팟생산을 도입하고, 동시에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해외 F2C(Factory to Customer) 방식을 도입했다. 기존의 사전 기획으로 가성비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키면서도 유행에 민감한 고객층의 수요도 동시에 갖고 가겠다는 전략이다. 롯데마트 서울역점 기준 패션부문 매출은 테(TE)가 입점한 지난 3월 이후 전년대비 약 3배 증가했다.

홈플러스는 ‘9만 9800원 수트’로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패션 수요를 정면 공략했다. 지난 9월 홈플러스가 새롭게 론칭한 수트 중심의 컨템포러리 패션 SPA ‘F2F’의 출항을 알리는 첫 신호탄이 바로 가격대비 품질을 극대화한 수트였다. 홈플러스는 글로벌소싱 파워가 있는 외국 각지에 생산라인을 확보, 기존에 단지 비싸다고 여겨졌던 ‘남성 수트’ 시장에 가성비 좋은 수트로 직장인과 취준생을 공략하고 나섰다. 실제 ‘9만 9800원 수트’는 빠르게 입소문을 타며 저가형 수트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수트와 더불어 F2F의 일반의류 또한 고객의 호평을 얻고 있다. ‘슈퍼맨vs배트맨’, ‘심슨’ 등 헐리우드 영화 개봉과 연계해 출시된 캐릭터 의류는 화제성 뿐 아니라 세련되고 재미있는 디자인으로 소비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했다.

손미정 기자/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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