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20대 국회 개원 ①문제는 국민신뢰] 최악 불신 기관 오명, 이번이 터닝포인트 기회
뉴스종합| 2016-06-13 10:02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국회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믿을 수 없는 집단이다. 국민이 내린 평가다. 해외 유력 기관이 수행한 연구에서도, 수억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가는 정밀 사회조사에서도 국회는 신뢰도 ‘꼴찌’를 면치 못했다. 수십 년간 반복된 오욕의 역사다. 문제는 다음이다. 17대 국회 당시 완만하게 회복됐던 국회 신뢰도는 세월호ㆍ필리버스터 정국이 점령했던 19대 국회 후반기(2014년)를 기점으로 다시 내리막길을 걷는 모양새다. 13일 개원식과 함께 공식적으로 문을 여는 20대 국회가 정치불신 ‘악화’ 혹은 ‘타파’의 갈림길로 주목받는 이유다.


이날 국회사무처가 고려대 평화와민주주의연구소와 민 컨설팅에 의뢰해 발간한 ‘국회불신 요인 분석 및 신뢰도 제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국회는 지난 2004년부터 2013년까지 10년 연속으로 국내 주요 기관ㆍ집단 중 가장 낮은 신뢰도를 기록했다. 동아시아연구원이 우리 국민의 정치ㆍ사회 인식을 조사한 결과다. 특히 18대 국회 전반기(2009년) 2.6점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국회 신뢰도는 지난달 임기를 마친 19대 국회 시작 당시(2013년)까지도 3점대에 머무르며(3.6점) 지지부진을 면치 못했다. 같은 기간 ‘차악’의 평가를 받은 사법부 신뢰도(4.6점)보다도 1점이 낮은 수치다.

문제는 완만하게나마 상승곡선을 그리던 국회 신뢰도가 19대 국회 후반기부터 다시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가치조사 글로벌 네트워크가 한국에서 실시한 6차례의 제도신뢰 조사의 결과를 보면, 16대 국회 당시(2000~2004년) 10%에 불과했던 국회 신뢰도는 17대 국회에서 26%로 16%포인트 상승했다. 그러나 이 수치는 18대 국회를 거쳐 19대 국회 후반기로 들어가며 다시 25%로 하락(2010~2014년)한다. 세월호 참사 이후 151일간 이어진 국회 공전과 테러방지법 직권상정(심사기일 지정)으로 촉발된 필리버스터 정국 등이 국회불신을 키운 것이다.


정한울 고려대 평화와민주주의연구소 교수 등 연구진은 보고서에서 “DJP(김대중ㆍ김종필) 연합정부의 과반의석 확보를 위한 ‘의원 빼가기’ 등으로 인해 17대 국회의 신뢰도가 급격히 하락했다”며 “이후 18대 국회에서 이뤄진 국회선진화법에 대한 여야 합의, 그리고 그에 따른 국회 폭력사태 완화가 제도에 대한 불신을 장기적으로 약화시켰다”고 평가했다. 여야 의원들의 몸싸움 장면이 뉴스에서 사라지면서 국민의 불만이 다소 가라앉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19대 국회 후반기, 국회선진화법이 역대 최저 법안 처리율(43%)의 주요 원인이었음이 밝혀지며 20대 국회는 새로운 숙제를 앉게 됐다.

김성수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난 4ㆍ13 총선에서 주요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 방향이 드러났다”며 “향후 여야는 서로의 주장에 대해 일정 부분 동의(양보)를 해나가며 협치를 조절해야 하며, 단순히 ‘싸우지 않는 것’을 넘어, ‘싸우지 않으면서 성과를 내는’ 국회를 만들어야 20대 국회가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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