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장마, 주말에 시작된다는데… ①] 장마의 사촌형제, 심술 사나운 ‘스콜’이 더 걱정
뉴스종합| 2016-06-17 10:01
-장마 기간 늘고, 강수량 줄어드는 게 특징
-요즘엔 장마라는 단어 의미가 퇴색됐지만…
-동남아 스콜처럼 수시 집중호우 경계해야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17일의 하늘은 맑다. 일부는 무더위 속에 폭염주의보가 내렸다. 하지만 19~20일을 기점으로 장마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올해 장마전선이 오는 19일부터 제주도를 시작으로 비를 내리며 북상할 전망이라고 17일 밝혔다. 제주도와 남부지방에서 시작될 이번 장마전선은 20일부터 수도권 부근까지 올라와 전국에 비를 뿌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장마에 대한 관심과 혹시 모를 장마피해 예방 대책에 시민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장마가 다가오면서 피해 예방 대책에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요즘엔 장마보다 ‘스콜성 폭우’가 더 걱정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사진은 장마와 강수량 그래픽 이미지.

특이한 것은 장마 기간은 늘어나지만, 강수량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른바 ‘마른 장마’가 이어지면서 여름철 강수량에 ‘장마’가 차지하는 비중이 줄고 있다. 장마보다는 장마전선이 사라지며 나타나는 ‘집중호우’에 주목해야 한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이번 장마의 예상 강수량은 평년(350mm)과 비슷하거나 조금 낮을 전망이라고 기상청은 밝혔다. 기상청은 “장마 초기인 7월 초순까지는 예년과 비슷한 강수량을 보이겠지만, 7월 중순 이후부터는 평년보다 강수량이 낮을 것으로 예측된다”며 “최근 ‘마른 장마’ 추세가 이어지며 강수량이 줄고 있기 때문에 장마철의 중요성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고 했다.

장마는 보통 6월 중순부터 7월 하순까지 이어지는 집중 강수 기간을 의미한다. 북쪽의 차가운 고기압과 남쪽의 따뜻하고 습한 고기압이 만나 생기는 장마 전선을 중심으로 비가 내린다. 하지만 10여년 전부터 온난화 등 기후 변화로 장마 전선이 불명확해지면서 전선을 따라 내리는 장마철 강수량도 점점 감소하는 ‘마른 장마’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마른 장마’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없다. 다만 2000년 이후부터 장마철임에도 강수량이 300mm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져 이를 두고 ‘마른 장마’라 표현한다. 3년 전부터는 ‘마른 장마’ 현상이 가속화해 지난 2014년에는 장마철 강수량이 158.2mm에 그치기도 했다.

올여름 강수량은 장마 전선이 사라지며 기습적인 호우가 계속되는 ‘집중호우 기간’에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7월 중순 즈음에는 한반도 사방이 따뜻하고 습한 공기로 둘러싸여 장마전선이 사라질 전망”이라며 “장마전선이 사라지며 이어지는 집중호우 기간에 강수량이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최근 이어지는 ‘마른 장마’ 현상을 두고 한반도 상황이 장마철보다는 우기에 가깝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2000년대부터 한반도에서 뚜렷한 장마전선을 찾기 힘들어졌다”며 “이제는 장마라는 말은 무의미해 기상청도 장마 예보를 따로 하지 않고, 집중 호우가 예상될 때마다 예보하고 있다”고 했다.

여름철 비 피해도 집중호우 기간에 몰리면서 이에 대한 대비도 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상은 예보국 위험기상대응팀장은 “최근에는 비 피해 역시 장마철보다는 집중호우 기간에 더 많다”며 “평소에 꾸준히 대비해야 여름철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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