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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터지는 공공기관 앱 ②] 쓸모없는 앱, 100억원 낭비했다
뉴스종합| 2016-06-18 10:01
-행자부, 지난3월 비효율 판정 공공앱 642개 폐지

-앱 설계 비용 보통 1개 당 2000만원 정도 투입돼

-이런 가운데 다운로드수 1위는 ‘코레일톡’이 차지

-앱은 역시 ‘효율성’…“개발 전 준비작업 철저히”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 “10년 전만 해도 주말에 기차표 살라카면 항상 동대구역까지 직접 가가 줄 서야 했지예. 근데 이제는 가서 기다릴 필요도 없고 출발 시간만 맞차가(맞춰서) 타기만 하면 되니깐 얼마나 편하고 좋은지…. 그래가 이 앱은 정말 자주 씁니데이.”

대구에서 의류 도매업을 하는 박유현(49) 씨의 스마트폰 홈 화면엔 국민 어플 ‘카카오톡’과 함께 한국철도공사의 ‘코레일톡’이 설치돼 있다. 서울 출장이 잦은 박 씨는 이 앱을 통해 서울행 KTX 표를 예매하고 앱에서 제공하는 모바일 티켓으로 창구를 거치지 않고 바로 탑승한다.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모바일 앱들 중 예매시스템ㆍ정보 조회 등 ‘실용성’이 강한 앱들에 대한 다운로드 수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이용률이 떨어져 폐지되는 앱들도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앱 개발과 유지에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한번 만들 때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코레일톡’ 앱은 실시간으로 코레일 기차승차권의 일정을 확인하고 예매할 수 있는 서비스다. 화면은 코레일톡 앱을 실제로 실행시켰을 때의 모바일 화면.


행정자치부(이하 ‘행자부’) 정보기반보호정책과 내부 자료에 따르면 정부 및 공공기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앱 중 다운로드수가 가장 많은 앱은 국토교통부가 운영하는 ‘코레일톡’인 것으로 드러났다. ‘코레일톡’은 한국철도공사의 승차권 예약 앱으로서 승차권을 예매ㆍ확인ㆍ(모바일티켓) 발권할 수 있는 모바일 앱이다. 코레일톡(한국철도공사,1912만7592건)에 이어 실시간 고속도로 교통정보ㆍ 노선별 CCTV 정보를 제공하는 ‘고속도로 교통정보(한국도로공사, 1236만1976건)’와 자신이 사용하는 교과서를 모바일 기기에서도 열람할 수 있도록 해주는 ‘e-교과서(교육부, 1048만6351건)’가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다운로드받는 공공기관 앱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대한민국 구석구석’, ‘국세청 홈택스’, 서울여행의 모든 것’의 다운로드 수도 많았다.


행정자치부 정보기반보호정책과 자료에 따르면 공공기관 앱 중 다운로드수가 가장 많은 앱은 한국철도공사가 운영하는 ‘코레일톡’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레일톡’에 이어 ‘고속도로 교통정보’, ‘e-교과서’가 그 뒤를 이었다.

다운로드 수가 많았던 앱의 공통점은 ‘실용성’인 것으로 분석된다. 기존에 열차 예매ㆍ고속도로 정보 조회ㆍ관광정보 등은 직접 공공기관 사무실에 방문하거나 전화해야만 접할 수 있었던 서비스들이었다. 하지만 최근 모바일앱을 통해 공공서비스들이 쉽게 ‘손 안에서’ 해결되면서 해당 앱에 대한 다운로드 수가 늘어난 것이다. 특히 공공기관만이 독점하고 있는 철도ㆍ도로 사업분야에선 민간 기업이 앱 운영에 필요한 정보 자체에 참여할 수 없다. 이에 해당 공공기관 앱에 대한 사용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스마트폰 보급률까지 꾸준히 높아지면서 연령대와 상관 없이 공공서비스 앱 이용이 보편화되고 있는 것이다.

반대로 다운로드 수가 현저히 낮은 앱은 실용성이 떨어지고 민간에서 개발한 앱과 크게 차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미 지난 3월 행자부는 사용도가 낮고 민간앱과 크게 다르지 않는 공공앱 642개를 폐지한 바 있다.

문제는 앱 개발ㆍ보수유지 등에 투자된 예산이다. 한 앱 개발자는 “실제로 앱을 설계하고 개발하는 데 보통 2000만원 안팎이 필요하다”며 “앱 600여개가 폐지됐다면 100억원 가량의 예산이 낭비된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행자부 관계자는 “공공기관 앱에 대한 실용성을 측정하는 평가지수를 한국인터넷진흥원과 함께 마련해 하반기부터 도입할 계획에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공공기관 앱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선 앱 개발 이전에 준비작업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너도나도 앱을 개발하기 보단 사용률이 높을 만한 앱을 계획해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태명 성균관대학교 소프트웨어학과 교수는 “이용률이 낮다고 해서 모두 쓸모 없는 앱이라는 건 아니지만 공공기관에서 세금으로 앱을 개발할 때는 사전에 타당성 조사 등 이용자 분석을 철저히 해야 한다”며 “앱 개발 이후에도 끊임없이 사용자들의 평가 등을 참조해 해당 앱이 좀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업데이트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korean.g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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