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문화
“문제 유출 막아라”…중동 국가 SNS와의 전쟁
뉴스종합| 2016-06-21 08:54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중동 국가에서 학교 시험 문제가 SNS를 통해 유출되는 일이 빈발하면서 정부 당국이 SNS 접속 자체를 막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알제리 우편ㆍ정보ㆍ기술ㆍ통신부는 대학입학 재시험이 끝나는 오는 6월 23일까지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 접속을 차단하는 조치를 내렸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20일 보도했다.

알제리는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대입 시험을 치렀지만, 시험 실시 직전 시험 문제가 페이스북에 유출되는 일이 일어나면서 55만여명의 학생들이 재시험을 치러야하게 됐다. 정부는 문제 유출에 연루된 교사와 학생 31명을 체포하고, 재발을 막기 위해 전국민의 SNS 접속을 차단했다.


우편ㆍ정보ㆍ기술ㆍ통신부 장관은 “학생들을 잘못된 문제지로부터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국민들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일부 국민들은 가상사설망(VPN) 등을 통해 SNS에 우회 접속하는 일도 일어나고 있다.

알제리는 얼마 전에는 고등학교 시험 문제도 유출돼 수십명의 학생들이 체포되기도 했다.

이집트에서도 최근 57만명이 치르는 전국 단위 대입 시험 문제가 페이스북 계정에 유출돼 정부가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이집트에서는 지난 수년 동안 시험 문제와 정답을 유출해 문제가 됐는데 이번에도 막지 못한 것이다. 이에 당국은 시험장에서 휴대폰을 이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등의 조치 외에도, 시험 기간 인터넷 접속을 완전히 차단하는 조치까지 내렸다.

또 이라크에서는 지난 5월 학생들의 부정행위를 차단하기 위해 인터넷 접속을 막은 바 있다.

중동 국가들의 이같은 조치에 대해 디지털 인권 전문가들은 정부가 과잉 대응을 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WP는 전했다. 독재 정부가 오랜 기간 지배해온 탓에 손쉽게 정보의 흐름을 원천봉쇄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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