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홍길용의 머니스토리] 우리 금융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세 가지 질문
뉴스종합| 2016-07-07 13:59
[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수준을 가늠할 세 가지 질문을 만들어봤다. 요즘 한참 말이 많은 문제들이기도 하다.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우리 금융의 문제점과 직면하게 된다. 안일함과 탐욕, 그리고 왜곡된 시장관이다.

#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중 어떤 게 유리할까?”
올 초까지만 해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우리 금리도 오를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정부까지 고정금리 대출을 장려했다. 최근 브렉시트(Brexit)로 세계적인 금리인하 열풍이다. 눈물을 머금고 고정금리에서 변동금리로 갈아타는 이들이 늘고 있다.


고정금리 대출은 이자율 변동 위험을 금융기관이 책임진다. 파생금융 등을 통한 위험회피 비용은 대출이자에 포함시킨다. 고정금리 대출금리가 시장금리보다 비싼 이유다. 특히 우리 은행들은 3~5년짜리 은행채나 예금 등으로 돈을 조달해 수 십 년짜리 담보대출을 한다. 돌려막기 구조다. 고정금리 적용이 어렵다. 선진국에서는 주택저당채권(MBS)이 일반적이다. 장기로 조달해서 장기로 빌려줘 만기불일치(mismatch)가 덜하다. 고정금리 대출에 용이하다.

예대마진으로 먹고사는 우리 은행들이다. 변동금리 대출은 집값만 괜찮다면 차곡차곡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지금으로도 배부르다.

# “저축성보험료, 보험사 돈일까 고객 돈일까?
보험사들이 새 회계제도 도입을 앞두고 비상이다. 시가평가 전면도입으로 위험부담이 커지게 됐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 경쟁적으로 판매했던 확정고금리 상품이 치명적이다. 연 7%의 고정금리 상품을 판매한 경우 지금은 현재의 해약환급금으로만 부채를 인식한다. 기준이 바뀌면 현재의 저금리로 이를 할인해야 한다. 금리차 만큼의 이자는 보험사가 메워야 한다. 고정금리의 위력이다.

사실 보험사들은 고객들에게 확정고금리 상품 해지를 공공연히 권유해왔다. 금리하락으로 역마진이 나자 고객 이익을 훼손시켜서라도 회사 이익을 챙기려는 속셈이다. 정상적으로 보험금을 주는 상황이 아니라, 중도해지로 보험금을 아낄 경우로 회계를 해왔다. 모든 게 시가평가인 시대에 보험만 원가평가였다는 점은 아이러니다. 수십 조원의 자본확충 부담 탓에 대형보험사들조차 망할 수 있다고 한다. 보수적 회계를 해 온 선진국의 보험사들의 역사는 수 백 년이다.

# “공매도, 악행의 도구일까 투자의 수단일까?”
공매도 공시제도로 외국투자자들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주식을 빌려파는 공매도(short selling)로 개인투자자들에 손해를 입히며 돈을 벌었다는 이유다.

우리 증권사 보고서에는 매도(sell) 의견이 거의 없다. 장밋빛 전망으로만 투자자들을 유혹한다는 지적이 많다. 그런데 막상 매도 보고서를 내면 투자자들은 물론 해당 기업도 “누굴 망하게 하느냐”라며 난리가 난다. 내가 산 주식은 항상 올라야 하고, 우리 회사 주가는 늘 상승해야 한다는 논리다. 주가지수 하락 전망은 납득하지만 자신이 가진 주가 하락 전망에는 흥분한다.

공매도는 가격상승 예측이 틀렸을 때 가격하락에서 수익을 내 손실을 줄여주는 기법이다. 투기적인 공매도 기법(Short bias)도 있지만 극소수다. 성적도 좋지 않다. 공매도 한 주식은 언젠가 다시 매수해(short covering) 원래 주인에게 갚아야 한다. 장기보유 주주에게는 대여수익도 안겨준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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