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의 적솔력(박현모 지음, 흐름출판)=세종의 치세의 고민과 실정을 담은 ‘세종실록’에서 한국형 리더십의 정수를 찾아냈다. 저자는 실록에 박제된 세종을 21세기 인본주의 리더로 재조명, ‘세종실록’에서 찾을 수 있는 무수한 어록 중에서 오늘날 리더들에게 의미있는 통찰력과 새로운 리더십 교훈을 줄 수 있는 부분을 찾아내 52개의 사자성어로 정리했다. 저자는 세종의 리더십을 한 단어로 축약, ‘적솔력(迪率力)’을 제시한다. 즉 지도자가 앞장서서 끌어가고 솔선수범하는 것이다. 세종 집권 초기 조선은 가뭄과 태풍 등 천재지변과 민심이 들끓는 사건사고가 연이어 일어나면서 혼란스러웠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 세종은 백성을 위하는 마음 위에 조직의 안정과 내실, 시대를 뛰어넘는 혜안과 안목으로 위기를 번영의 기회로 만들어냈다. 책은 오늘날 국가와 기업이 직면한 사안들을 새롭게 바라보는데 영감을 제공한다.
▶굴드의 피아노(케이티 해프너 지음, 정영목 옮김, 글항아리)=웅얼거리며 피아노를 연주하는 유난스런 기행으로 잘 알려진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와 운명적인 피아노와의 만남, 그의 독특한 연주기법을 흥미롭게 담았다. 굴드가 음악인생을 통틀어 가장 사로잡혀 있던 피아노는 CD 318로 알려진 스타인웨이의 그랜드피아노. 남다른 예민한감각을 지닌 굴드는 수많은 피아노를 만났지만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는 보드랍고 감미로운 진주 같은 고음이 아닌, 단단하고 날카롭게 반짝이는 다이아몬드 같은 소리를 원했다. 그런 피아노를 찾아내지 못한 그는 진지하게 연주를 포기할 생각도 했다. 스타인웨이 CD318의 잠재력을 끌어내 굴드가 기대한 실제 소리로 구현해낸 이는 전속 테크니션 베른 에드퀴스트. 저자 해프너는 굴드와 스타인웨이 CD318의 역사 뿐 아니라 피아노 제조사의 사내 기록, 굴드가 남긴 편지 하나까지 조사해 음악적 전문성과 문학성을 갖춘 잘 짜인 다큐멘터리를 완성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