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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칼럼] 불필요한 사교육을 없애려면…
뉴스종합| 2016-07-12 11:01
우리나라에서 사교육비 지출이 심각하다는 문제 제기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학령기의 많은 아이들이 사교육을 받고 있고, 또 많은 가정에서는 사교육비 지출을 부담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이제 초ㆍ중ㆍ고등학교가 곧 방학을 맞이하게 된다. 혹시라도 자녀가 학업 과정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경우거나, 또는 다음 학기를 준비하는 차원에서도 자녀에게 어떤 사교육을 받게 해야 할지 고민이 되는 시기다.

사교육은 말 그대로 해석해 보자면 학습자가 본인이 필요한 부분을 학습하기 위해 사적으로 비용을 지불하여 교육받는 것을 의미한다. 학교교육과 같은 공교육 체제가 모든 학습 수요를 다 반영해 제공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학교 교육과정 이외의 다양한 교육 경험이 사교육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문제라고 인식되는 사교육은 학교교육을 보충하기 위하여, 또는 학업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받는 과도한 사교육을 의미한다. 이러한 사교육을 ‘제도에 의해 발생하는 불필요한 사교육’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제도에 의해 발생하는 불필요한 사교육은 크게 두 가지 요인에 의해 유발된다고 볼 수 있는데, 첫째 상급학교 진학을 위한 시험에서 이전 단계 학교교육의 범위를 벗어나는 내용을 평가하는 경우다. 이 경우에는 원하는 상급학교에 진학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사교육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둘째 상대평가 제도가 유발하는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사교육을 받는 경우다. 서열을 매기기 위한 상대평가는 짧은 시간에 정확한 답을 맞히는 능력을 재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제도에 의해 발생하는 불필요한 사교육을 줄이기 위해서는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첫째 상급학교 진학을 위한 선발 시험에서 하급학교의 교육과정을 벗어나는 평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학생을 선발하는 상급학교의 욕심을 줄이는 것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과도한 스펙이나 교육적 성과를 요구하는 입학제도에 대해서는 자율적 규제를 통해 점검하고 줄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둘째 서열을 매기기 위한 상대평가를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상대평가의 경쟁에서 우위에 서기 위해 지출되고 있는 사교육비는 전체 사교육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중학교, 고등학교 심지어 대학에 이르기까지 상대평가를 통해 서열을 매기는 것은 제도에 의해 학습의 실패자를 양산하는 비교육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정해진 교육과정의 범위 내에서 짧은 시간에 정확한 답을 재생하는 능력을 높이기 위해 반복학습에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는 것은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 크나큰 손실에 해당한다.

학교의 교육적 기능을 회복하고 평가 결과의 교육적 활용을 높이기 위해서는 절대평가로의 혁신이 필요하다. 학생들의 학습 속도에 맞추어 교육기회를 제공하도록 하고 모두가 학습에 성공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절대평가는 교육 본연의 기능을 회복할 뿐 아니라 경쟁에 의해 유발되는 사교육도 줄일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대학을 포함하여 학생을 선발하는 상급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절대평가와 비인지적 활동 결과를 활용해 우수한 학생을 선발해야 한다. 이제 절대평가로의 획기적인 변화를 적극 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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