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프리즘] 낮아지는 성장전망…신뢰잃는 성장전망
뉴스종합| 2016-07-19 11:15
올 상반기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7% 내외로 추정되는 가운데 정부와 한국은행, 국책연구기관, 민간경제연구소들이 잇따라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현재의 대내외 변수 등을 고려해 빗나간 성장전망치를 수정하는 것에 큰 잘못은 없다, 성장률 하향조정 추세는 비단 우리나라에서만 발생하는 현상도 아니다, 세계경제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IBRD(세계은행), IMF(국제통화기금),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등 국제기구는 물론 각국에서조차 성장률 전망치를 내리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각 기관의 성장전망엔 문제가 많다. 애초 전망이 너무 장밋빛이다. 정부가 강조하는 것처럼 ‘심리효과’를 믿는 구석이 많은 편이다. 성장률이 낮다고 하면 각 경제주체가 소비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실제보다 성장률을 부풀리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것도 한두 번 얘기라면 수긍할 수 있다. 경제가 뒷걸음쳤던 최근 수년간 정부와 한국은행, 각 국책연구기관의 성장전망치는 실제 성장률과 0.5%포인트 이상 괴리를 보였다. 각 기관의 예측능력이 현격히 떨어지고있다고 의심받기에 충분하다. 이쯤 되면 누구라도 성장전망치를 믿기 어렵다.

한국은행을 예로 들어보자. 한은은 최근 1년 6개월간 올해 성장률을 7차례에 걸쳐 전망했다. 지난해 1월 3,7%, 4월 3.4%, 7월 3.3%, 10월 3.2%로 내리 하향 조정했다. 올해 1월엔 3.0%로, 4월엔 2.8%로 각각 내렸고, 7월 들어선 2.7%로 다시 수정했다.

가장 최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비롯해 고려해야 할 대내외 변수가 많아진 것이 사실이다. 한은으로서는 난감할 것이다. 그러나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가 곧바로 한은의 통화정책수단과 연결된다는 점에서 간과할 일이 아니다. 심각하게 바라봐야 한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조치에 대해 “뒷북조치다”, “너무 후행적이다”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민간경제연구소의 성장전망은 한은이나 정부, 국책연구기관에 비해 훨씬 신뢰할 만 하다. LG경제연구원은 지난해 말 올해 성장률을 2.5%로 봤고, 한차례 수정해 2.4%로 내려 잡았다가 최근 다시 2.5%로 수정 전망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지난해 10월 2.8%에서 올해 4월 2.5%로 내려 잡았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작년 말 2.6%에서 올 6월말 2.3%로 전체 연구기관중 가장 비관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올 상반기 경제성장률이 2.7% 내외로 추정되는 것에도 불구하고 한경연이 이처럼 경제를 비관적으로 본 것은 국내외 경제가 갈수록 불투명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경연은 조선업의 구조조정에 따른 파급효과와 김영란법 시행에 따른 내수 위축, 브렉시트의 불확실성 등을 꼽으면서 올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1.9%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성장 전망이 족집게이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 기관의 명성에 맞게 좀더 신뢰를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을 뿐이다. 그러려면 정부가 곧잘 하는 실수처럼 성장전망이 성장 목표가 돼서는 안 된다. 성장전망은 기업이나 개인, 각 경제주체가 신뢰할 수 있는,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나침반이 돼야 한다. 

윤재섭 산업섹션 재계팀장 i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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