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정치
美민주 전대, ‘신(新) 미국 예외주의’로 ‘트럼프 열풍’에 맞서다
뉴스종합| 2016-07-29 14:47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28일(현지시간) 민주당 대선후보 지명을 수락하면서 민주당 전당대회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위키리크스 이메일 파동으로 민주당이 분열될 위기에 놓였지만 민주당은 ‘신(新)미국 예외주의’를 외치며 지지자들을 하나로 모았다. 힐러리 지지연설에 나선 인사들은 ‘미국 민주주의는 위대하다’고 외치며 공화당의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를 경계했다.

“저들이 낮게(저급하게) 나와도 우리른 높게 간다”(When they go low, we go high)


지지연설은 미셸 오바마 영부인부터 시작했다. 그는 ‘위대한 미국’을 얘기했다. 그는 “지금 현재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국가”이기 때문에 다시 위대해질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의 건국자들이 추구해온 이상을 진실로 믿는 대통령을 원한다”라며 “우리는 모두 평등하게 창조되었고, 위대한 미국의 중요한 구성원이다”고 말했다. 미국의 민주주의 체계와 다문화 사회를 ‘위대함’으로 포장하고 이를 힐러리의 공직생활에 빗댄 것이다.

미국의 민주주의를 ‘예외적으로’ 평가하는 민주당원들의 지지연설은 계속됐다. 힐러리 대선후보가 마지막까지 경선경쟁을 벌였던 샌더스 상원의원은 “우리는 미국을 전환하기 위한 정치혁명을 함께 시작했고, 우리의 혁명은 계속 될 것”이라며 “이번 선거는 어떤 후보가 이 나라가 마주하는 진짜 문제를 이해하고 있고, 진짜 해결책을 가졌는지에 대한 것이다”고 피력했다. 


장애인과 트랜스젠더, 에이즈환자와 경쟁 정당에 소속된 공화당원도 잇따라 연단에 올라 미국의 민주주의에 찬사를 보내며 힐러리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관리였던 더그 엘멋은 레이건 전 대통령은 1987년 베를린에서 냉전 종식을 위해 “이 장벽을 허무시오”(Tear down this wall)라고 했는데, 도널드 트럼프는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건설하라”(Build the wall)라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힐러리는 강한 국가는 단합에 있지 분열에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정당의 전당대회 사상 첫 트랜스젠더 찬조연사로 나선 사라 맥브라이드는 성소수자들의 인권의식이 높아진 미국의 변화를 설명하면서 “하지만, 여전히 LGBT(레즈비언ㆍ게이ㆍ양성애자ㆍ트랜스젠더)들은 증오범죄와 각종 차별의 타깃이 되고 있다”며 성소수자들의 애환을 이해해주는 힐러리를 지지할 뜻을 표명했다. 


전당대회에서 화룡점정을 찍은 것은 지난 27일 찬조연사로 나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민주주의를 ‘위대하다’고 거듭 강조하며 미국의 민주주의 정신을 고양시키기 위해서라도 힐러리를 대통령으로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를 대선후보로 선출한 공화당 전당대회에 대해 “분노와 미움을 부채질하는 건 미국적이지 않다”며 “단언컨대 미국의 힘과 위대함은 도널드 트럼프에 의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는 미국인을 싸게 팔았다”라며 “우리의 힘은 구세주를 자처하는 트럼프에서나오지 않는다. 필라델피아에서 ‘모든 인간은 평등하며 완벽한 공동체를 이룰 수 있다’고 선언한 정신에서 나온다”고 피력했다.

미 애틀란틱 지는 “오바마가 ‘새로운 미국 예외주의’를 내세워 ‘트럼프 열풍에 맞섰다”라며 “트럼프가 미국 민주주의를 공격하고 있을뿐만 아니라 트럼프 지지자 등 ‘미국인’ 자체를 공격하고 있다고 시사했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예외주의를 피력한 전당대회는 힐러리 클린턴의 지지율을 크게 끌어올렸다. 미국 매사추세츠 주 보스턴 소재 서포크 대학은 28일 펜실베이니아 주(州)에서 힐러리가 트럼프보다 9%포인트 앞선 46%의 지지율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라스무센에서 발표한 전국단위 여론조사에서도 힐러리의 지지율은 43%로 트럼프의 42%보다 앞섰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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