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확인된 사서는 2000여년전 백제 시조가 고구려에서 남하해 서울과 인천에서 뿌리를 내린 뒤 충청, 호남으로 영역을 확장한 것으로 기록하고 있으나 고구려 영역으로 알려졌던 파주 일대에서 백제 흔적이 발견됨에 따라 학계가 주목하고 있다.
경기문화재연구원(원장 김성범)은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의 허가를 받아 파주 다율동 산27-1번지 일대 ‘운정3 택지개발지구’ 내에서 발굴작업을 벌인 결과 백제 초기 토기가마군을 확인했다고 밝히고, 오는 5일 현장설명회를 진행키로 했다.
해당 지역에서는 지난해 9월부터 조사가 시작돼 지금까지 백제초기 토기가마 총 9기가 확인됐는데, 이 중 7기는 한 곳에 모여 조성돼 있다.
토기가마 중에는 길이가 최대 17m를 넘는 것도 있어 규모가 꽤 큰 편으로, 지하식과 반지하식이 모두 있다.
대부분 ‘소성실(토기나 기와를 굽는 곳)-연소실(불을 때는 곳)-요전부(아궁이 및 가마작업장)-폐기장’의 구조였으며, 보존 상태도 양호하고, 일부는 천정부 벽체편까지 남아 있는 것도 있다.
연소실 앞쪽에는 기둥구멍들이 확인되었는데 이는 연소실 상부구조 또는 연소실 공기차단과 관련된 시설로 추정된다. 이중 토기가마 2기는 일반적인 긴 타원모양으로, 하단부에 바로 폐기장이 있는 구조였다.
한편, 주변에 가마와 관련된 토기제작 작업장과 점토보관소로 볼 수 있는 수혈(구덩이)도 같이 확인되어, 이 일대가 백제초기 토기제작터(토기가마-작업장-점토보관소-폐기장)였음을 알 수 있다.
유물로는 큰 독 조각(격자 타날)이 주로 나왔으며, 타날문토기조각(승문+침선)도 일부 출토되었다. 타날은 토기벽을 고르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토기의 몸통을 다지거나 부풀리기 위해 밖에서는 두들개로, 안에서는 흙방망이(받침모루)로 두드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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