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정명화 예술감독 “평창 여름밤은 시원…연주자들도 행복”
라이프| 2016-08-08 11:05
막 내린 대관령 국제음악제
‘밤, 바람, 별…B의 향연’ 주제
17명 세계적 아티스트들 참여
“연주자 높은 기량 매우 만족”



“B를 주제로 잡아 그동안 하지 않았던 새로운 곡들을 발굴했는데 아티스트들이 너무 훌륭하게 연주를 해 줘서 기뻤습니다.”

7일 막을 내린 제13회 평창대관령 국제음악제 정명화 예술감독은 “어느 페스티벌을 가도 연주자들의 기량이 들쑥날쑥하다고 하는데 이번 음악제에서는 하나같이 너무 좋았다. 아티스트들이 모두 행복해했다.“고 말했다.

밤, 바람, 별, 그리고 ‘B’의 향연. 한반도를 뒤덮은 폭염 속 평창의 여름밤은 시원했다. 대관령이라는 자연의 수혜로 서울보다 기온이 5~10도 가량 낮은 평창은 저녁이 되면 얇은 겉옷이 필요할만큼 선선했다. 별이 빛나는 밤, 평창의 바람에는 클래식 선율이 실려왔다. 
정명화 예술감독

7월 12일부터 8월 7일까지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일대에서 열린 ‘제13회 평창대관령음악제’가 약 4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지었다. 첼리스트 정명화,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자매가 예술감독을 맡은 이번 음악제는 메인 행사인 ‘저명 연주가 시리즈’에서 ‘B’를 키워드로 잡고 B자로 시작하는 작곡가 26명의 작품들을 집중 조명했다. 주제적으로는 단순하면서도, 다양한 작곡가들의 다양한 레퍼토리들을 들을 수 있는 자리였다.

바흐, 베토벤, 브람스 뿐만 아니라 브루흐, 바르토크, 바버, 브리튼에 이르기까지, 바로크 음악과 현대음악이 조화를 이뤘다. 연주자들조차도 “처음보는 레퍼토리가 많았다”고 할 정도로,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작곡가들의 명곡이 쏟아져 나왔다.

네덜란드 로얄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 수석 연주자 알렉세이 오그린척의 오보에가 이끄는 바버의 ‘칸초네타’가 느리고 부드럽게 연주되는가 하면, 하프시코드와 트럼펫 연주에 맞춰 소프라노 임선혜가 노래한 바흐의 ‘칸타타’는 경쾌하면서도 힘이 넘쳤다.

클래식 평론가 장일범 씨는 “기량이 뛰어난 아티스트들의 신선한 레퍼토리 연주로 내실있는 페스티벌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6일 오후 2시 공연됐던 바르토크의 ‘두대의 피아노와 퍼커션을 위한 소나타, BB 115’와, 비치의 ‘플루트와 현악 4중주를 위한 테마와 변주곡’ 등을 꼽으며 “그동안 잘 연주되지 않았던 곡들인데, 희귀 아이템들을 새롭게 발굴해 훌륭한 연주를 들려줬다”고 말했다.

올해 음악제에는 피아니스트 노먼 크리거, 소프라노 엘리자벳 드 트레요, 메조소프라노 모니카 그롭, 호른 연주자 윌리엄 퍼비스, 리코더 연주자 권민석, 비올리스트 박경민, 테너 김동원 등 17명의 음악가가 처음으로 음악제에 참여했다.

미국의 피아니스트 노먼 크리거는 “세계 최정상의 음악제”라고 추켜 세웠다. 평창 방문이 처음이라는 그는 “아름다운 자연 환경은 물론 음악제의 아티스트들이 수준급이었고, 운영면에서도 아티스트들을 배려한 덕분에 매우 흡족했다”고 말했다.

김아미 기자/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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