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문화
원가 1달러 알레르기치료제가 600달러…폭리에 소비자 부글부글
뉴스종합| 2016-08-24 11:32
미국에서 알레르기 치료 주사인 ‘에피펜(Epipen·사진)’ 가격이 10여년만에 5배 가까이 올라 소비자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원가가 1달러(1100원)밖에 되지 않는 이 약은 현재 600달러(67만원) 이상에 팔리고 있다.

에피펜은 다국적 제약회사 화이자가 개발한 휴대용 에피네프린 주사제로,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났을 경우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관련 제품 중 판매량 선두를 달리고 있는 제품이다. 땅콩 알레르기와 같은 질환이 있는 자녀를 둔 가정은 물론이고, 미국 내 각급 학교에서도 상시 구비 중이다.

그러나 에피펜 가격은 최근 몇년 사이 급속히 올랐다. 2004년만 해도 한 회 분이 100달러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600달러 이상이라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에피펜의 원가는 1달러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고 평가한다.

이에 소비자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우유 알레르기가 있는 아들을 둔 에이미 비알렛이라는 여성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 주택담보대출에도 이렇게 많은 돈을 쓰지는 않는다”고 토로하더니 결국 약을 사지 못하고 약국을 떠났다. 재키 데이비스라는 남성은 “약 하나 사려면 다른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WP는 에피펜의 미국 내 독점판매권을 가진 제약사 밀란이 “마틴 슈크렐리와 같은 반열에 올랐다”고 전했다. 미국 제약사 튜링 최고경영자인 마틴 슈크렐리는 지난해 항생제 ‘다라프림’의 소유권을 사들인 뒤, 반 년도 안되는 기간 동안 13달러이던 약값을 750달러로 55배 뻥튀기시켜 ‘미국인이 가장 싫어하는 인간’으로 꼽힌 인물이다.

김성훈 기자/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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