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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원 부회장 왜 극단적인 선택했나
뉴스종합| 2016-08-26 18:49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69ㆍ정책본부 본부장)의 죽음을 앞두고 롯데그룹 관계자들은 “압박감이 컸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 부회장은 소환을 하루 앞둔 25일 평소와 다름없이 호텔롯데에서 운동을 마치고 오전 9시 서울 소공동 롯데 본사 집무실로 출근해 정상 업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출석에 대비, 그는 오후까지 변호인단과의 회의에도 참석했으나 특이한 동향은 없었다.

이에 롯데그룹 정책본부 직원은 26일 “아침에 자살 보도를 봤을 때 ‘오보’가 아닌지 의심할 정도였다”라고 털어놨다. “순간의 감정에 크게 흔들리는 법이 없는 합리적이고 온화한 분이었다”며 “더구나 독실한 크리스천(기독교인)이셨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의 한 임원은 “자신과 신격호 총괄회장(91)이 어려운시절 투자금을 끌어와 일으킨 롯데가 일본 기업이라는 조롱을 받는 모습을 보고 매우 고통스러워했다”며 “비자금 의혹까지 더해지자 심리적으로 감내하기 어려워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들리던 “신격호 총괄회장 사람이 신동빈 회장 편으로 줄을 갈아탔다”는 지적에 많은 마음고생을 했다.

롯데 관계자는 “실제 비리 유무나 비리 주체는 검찰 수사와 법원 판결로 가려지겠지만, 어쨌거나 수사 과정에서 수많은 의혹이 제기돼 그룹 이미지가 심각한 타격을 입은 것은 사실인 만큼 이 부회장이 ‘총체적 책임’에 대한 압박을 느꼈을 수 있다”고 분석했따.

이 부회장은 자살 직전 남긴 유서에서 “롯데그룹에 비자금은 없다.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먼저 가서 미안하다”라며 “신동빈 회장은 훌륭한 사람이다”라고 적었다.

이인원 부회장은 1973년 롯데호텔 입사 후 롯데쇼핑 대표(1997년), 정책본부장 사장(2007년), 정책본부장 부회장(2011년) 등의 요직을 거쳤다.

이 부회장은 롯데 그룹 역사에서 오너가(家) 일원을 제외하고 순수 전문경영인으로서 ‘부회장’ 직함까지 단 유일한 인물이었다. 오너일가가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셔틀 경영’을 할 때도 국내 경영을 도맡았다.

이에 한 그룹 관계자는 “‘롯데의 산 역사’였던 만큼 롯데에 대한 자부심도 남달라 지난해 이후 경영권 분쟁과 비자금 의혹 수사 등으로 그룹이 큰 곤란을 겪자 누구보다 마음 아파했다‘고 밝혔다.

zzz@heraldcorp.com



<사진설명> 이인원(오른쪽) 부회장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커팅식에 참석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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