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 오랫동안 허리 추간판탈출증(디스크)을 앓고 있던 직장인 김모(58)씨는 몇 년 전부터 걸음을 걷고 나면 다리가 심하게 저리고 시린 증상이 나타났다. 그럴 때 마다 여러 가지 비수술적 치료를 받았으나 효과는 오래가지 못했다.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외과적 수술이 필요했다. 하지만 고혈압과 당뇨까지 앓고 있는 김씨로서는 선뜻 수술을 선택하기 어려웠다. 수술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담당 주치의 역시 외과적 수술을 진행하기에는 무리라고 했다. 김씨는 통증이 심할 때면 병원을 찾아 비수술 치료를 받아 증상을 호전시키기에만 급급했다. 하지만 김씨는 수소문 끝에 척추 전체를 절개하지 않아도 내시경으로 시술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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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 디스크를 가진 고령 또는 만성질환자에게 척추 내시경 시술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척추 내시경 시술은 기존 외과적 절개 수술과 달리 피부를 약간만 절개한 후 내시경과 특수 기구로 디스크를 치료하는 방법이다.
척추 내시경 시술은 기존 외과적 절개 수술에 비해 여러 가지 장점을 가진다. 특히 외과적 절개 수술을 받을 수 없던 고령의 만성질환 환자도 최소 절개와 부분 마취로 디스크 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
또 기존 수술과 비교해 정상조직을 최대한 보존하는 효과가 있다. 피부 절개를 최소로 하고 내시경으로 병변을 확인, 시술이 이뤄져 병변 외 정상조직 손실이 적다.
가천대 길병원 신경외과 안용, 김우경 교수팀은 척추 내시경 시술을 받은 중증의 허리 디스크 환자 총 13명을 1년 간 추척관찰했다. 그 결과 92.3%의 환자가 증상 호전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재수술이 필요한 환자는 없었다.
또 환자들의 방사통(통점에서 주변으로 퍼지는 통증) 지수는 약 1/4 수준, 장애지수는 1/5 수준으로 호전됐다.
안용 교수는 “척추 내시경 시술은 특정 디스크 질환에 일반적인 수술과 대등하거나 능가하는 수준으로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 받았다”며 “80세 이상 고령자 또는 당뇨, 고혈압, 심장병 등 만성질환을 가진 고위험군 환자도 안전하게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교수팀의 이번 논문 ‘고도로 이동된 허리 디스크의 척추 내시경을 이용한 치료’는 국제학술지 ‘Clinical Neurology and Neurosurger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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