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컨트롤타워 잃은 신동빈號…‘이인원 빈자리’ 더 커보여
뉴스종합| 2016-08-29 11:16
검찰 전방위 수사 압박속
롯데그룹 챙길 살림꾼 잃어

경영 사실상 올스톱 상태
후임자 마땅찮아 설상가상



그룹의 2인자였던 고(故) 이인원 부회장(69)의 죽음으로 롯데그룹은 기업을 총괄할 살림꾼을 잃었다. 지난 6월 시작된 검찰의 전방위 수사가 아직 진행되고 있고 경영 악재도 계속되고 있다.

쉴새 없이 터져 나오는 악재를 어렵게 헤쳐 나가고 있는 ‘신동빈호’는 그룹과 계열사의 경영사항을 챙겨온 ‘살림꾼’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숙제까지 안게 됐다.

일각에서는 롯데그룹이 신동빈 회장 부임이래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벌써부터 그룹 안팎에서는 ‘포스트 이인원’의 역할이 누구에게 돌아갈지 촉각을 세우는 분위기다. 

이 부회장의 죽음 전 검찰 수사는 후반부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검찰의 말을 빌리면 ‘7부 능선’을 넘은 상황이었다.

신 회장의 최측근이자 이른바 ‘핵심 3인방’으로 불리는 황각규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에 이어 이인원 부회장도 검찰 출석을 통보 받으면서 신 회장의 검찰 소환도 얼마 남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약 3개월 동안 검찰 조사에 온 신경이 쏠려 있는 롯데의 경영은 사실상 ‘올스톱’ 상태였다.

경영쇄신의 일환으로 신 회장이 강력하게 추진했던 호텔롯데의 기업공개(IPO)는 검찰 수사 착수로 연기됐다. 굵직한 M&A(기업 인수ㆍ합병)도 중도무산됐다. IPO가 기약없이 연기되면서 미국 면세점 기업인 DFA의 인수 계획이 철회됐고, 미국 화학기업 액시올과의 M&A도 백지상태가 됐다.

그룹 경영 시스템이 제작동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룹 핵심 정책 결정에 영향력이 높았고, 계열사 전반의 ‘살림’을 챙겨온 이 부회장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자 그룹이 체감하는 공백은 더 클 수 밖에 없다.

때문에 벌써부터 ‘포스트 이인원’ 역할을 누가 맡게 될지 관심거리다. 일각에서는 그룹 전반의 권력재편이 곧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43년간 롯데그룹에 몸 담으며 부회장 자리까지 오른 이 부회장의 빈자리를 당장 채울만한 적임자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룹의 안팎의 의견은 분분하다. 그룹에 대한 수사가 현재진행형인 상황에서 당장 정책본부 수장의 자리를 메우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검찰 수사를 계기로 ‘그룹 핵심’에 대한 전반적인 인사교체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룹 계열사 관계자는 “전체적인 그룹의 그림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 중 하나가 이 부회장이었다”며 “악재가 거듭될수록 중심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한데 지금은 그것이 사라진 것 같은 느낌”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손미정ㆍ김성우 기자/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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