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선플에 빠진 사람들 ①] 장청량 국수집 댓글응원, 감동의 ‘민간외교’ 포토스토리
뉴스종합| 2016-08-29 11:39
-선플재단, 항저우 공익국수집 찾아 선플사이트 전달식

-민병철 선플재단 이사장-장청량 사장 “이게 바로 친선”

-환경미화원 위한 국수 배달 나눔활동 하면서 민간외교

-G20 개최지 항저우에서 한ㆍ중 민간 우의 다지는 역할



[헤럴드경제(항저우)=김영상 기자] 인천공항에서 1시간 45분 정도 비행기로 날아가면 도착하는 중국 항저우(杭州). 이곳에선 9월 4~5일 이틀간 항저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가 열린다. 세계적인 불황, 영국의 브렉시트 등으로 글로벌 경제가 좋지 않은 가운데, G20 정상이 모여 세계경제 불황 극복의 아젠다를 도출하는 곳이다. 최소한 9월 4~5일은 중국의 역사적인 도시, 문화적인 도시 항저우에 세계인의 시선이 꽂히게 된다. 항저우는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서호(西湖)가 있는 곳이자, 소동파로 대변되는 문학과 시(詩)가 세월과 관계없이 흘러나오는 역사적인 도시다. 타임지는 항저우를 ‘죽기전에 꼭 가봐야 할 관광지 40선’에 꼽기도 했다. 그만큼 유명한 곳이다. 

장청량(왼쪽) 공익국수집 사장과 민병철 선플재단 이사장이 국수를 나눠주기 전 인터뷰를 하고 있다.

기자는 지난 25일 항저우 기차역 부근에 위치한 장청량 공익국수집을 찾았다. 선플재단 선플운동본부 관계자들과 함께 방문했다.

‘장청량 공익국수집’은 이미 유명한 곳이다. 항저우 시는 G20 정상회담 홍보 영상물을 만들었는데, 맨처음 등장하는 곳이 장청량 공익국수집이다.

공익국수집에서 국수를 기다리는 환경미화원들. 공익국수집은 한 겨울철이면 환경미화원 300여명에게 국수를 무료로 제공한다.

사연은 이렇다. 장청량 사장은 항저우 공익국수집을 운영하면서 항저우 환경미화원들에게 무료로 공짜로 국수를 제공함으로써 중국인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이는 중국 내 소외계층을 위한 ‘나눔’의 한 모델로 회자됐다. 이 사례를 중국 정부는 G20 개최를 계기로 전세계에 소개하게됐고, 장청량 사장의 ‘나눔’은 G20 홍보영상의 첫머리를 장식하게 된 것이다.

장청량 사장이 환경미화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앞서 장청량 사장의 나눔에 한국의 선플운동본부 역시 감동했고, 올해 1월1일 ‘중국 공익국수집 응원 선플달기’ 사이트를 개설하고 선플달기 운동을 진행해왔다. 8월23일 현재, 이 사이트에는 선플이 1만450건 달렸다. 나라를 떠나 감동이 녹아있는 나눔 봉사활동에 한국 청소년들도 적극적인 지지의 댓글을 단 것이다.

공익국수집에서 나눠주는 국수. 돼지뼈로 국물을 우리며, 항저우 스타일대로 국수 면발은 약간 꼬들꼬들하다.

이에 (재)선플재단 선플운동본부(이사장 민병철)는 이날 중국 항저우 공익국수집에서 환경미화원들을 위한 무료급식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한국 청소년들이 올린 1만여 개의 응원 선플이 달린 ‘중국 항저우 공익국수집 응원사이트’를 장청량 사장에게 전달한 것이다. 

민병철 선플재단 이사장이 환경미화원들과 국수를 먹고 있다.

지난 1995년부터 크고 작은 봉사활동을 해오던 장청량 사장은 20013년부터 추운 겨울 이른 새벽, 찬 음식을 먹고 있는 환경미화원들을 보고 매일 새벽에 환경미화원들에게 따뜻한 고기국수 한 그릇씩을 무료로 제공하고, 여름에는 환경미화원들에게 시원한 녹두국(콩국물)을 제공하고 있다.

선플재단과 공익국수집 관계자가 ‘응원 선플사이트’ 전달식을 하고 있다.

이 아름다운 사례의 전파와 공유에 선플운동본부가 동참한 것이다.

민병철 선플재단 이사장은 항저우 공익국수집에서 직접 국수 배달을 하면서 “선플은 인간의 선한 행동을 격려하고 이를 전파하며, 아름다운 지구촌을 만들어가는 매우 위력적인 것”이라며 “선플운동을 통해 한국과 중국의 네티즌들이 어려울 때 서로 힘을 돼주는 ‘가까운 이웃’이 되길 희망하며 이런 만남(선플과 국수 배달 행사)은 일상에서 어렵지 않게 실천할 수 있는 최고의 ‘민간외교’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항저우 공익국수집 앞. 나눔 국수가 인기를 끌면서 일반 손님도 많이 찾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중국 정부의 초청으로 중국 우전에서 개최된 ‘제2회 세계인터넷대회’에 참석한 민 이사장은 중국 관영 CCTV에 출연해 인터넷 악플추방과 긍정에너지 확산을 위한 응원과 배려의 선플운동을 소개했다. 이 자리에서 공익국수집의 아름다운 선행을 듣고는, 한국에서 응원과 격려가 담긴 선플달기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약속했다. 

장청량(왼쪽) 사장과 민병철 선플재단 이사장이 길거리에서 환경미화원들에게 나눠줄 콩국물을 담고 있다.

이런 약속이 이날 공익국수집 선플 사이트 전달식을 통해 실현된 것이다.

선플운동을 통해 한국과 중국의 좋은 문화를 소개하고 긍정에너지 확산을 위해 한ㆍ중선플캠페인을 추진해 온 선플운동본부에서는 지난 2008년 7만여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쓰촨성 대지진 당시 ‘쓰촨성 대지진 피해 주민들을 위한 추모와 위로의 선플달기 캠페인’을 전개했다. 또 2014년에는 손수레로 93세 노모를 모시고 중국 전역을 여행하는 63세의 씨에슈화씨 모녀를 초청해 ‘한국 청소년들을 위한 효 강연회’를 개최한 바 있다. 이에 중국 네티즌들도 2014년 세월호 침몰사고 당시 추모사이트를 개설하고 5만여명이 추모의 뜻을 밝혀왔다.

매일 300여개씩 길거리 환경미화원들에게 제공하는 콩국물. 녹두로 만들어 시원함을 더했다.

민 이사장은 “이같은 한ㆍ중 네티즌의 상호 격려 댓글이 한ㆍ중 간 친선과 우의를 다지는 민간외교의 최고봉이 아니겠는가”라고 했다.

한국 청소년들의 응원 선플 사이트를 전달받은 장청량 사장은 “청량공익국수집을 응원해준 한국 네티즌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중국과 한국의 네티즌들이 힘을 합쳐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공익활동에 더 많은 사람들이 동참하기를 바라며, 중국의 네티즌들이 선플운동을 통해 어려울 때 힘이 되고, 좋은 일에 함께 기뻐해주는 좋은 이웃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공익국수집 앞에서 항저우 환경미화원들과 선플재단 관계자들, 장청량 사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날 항저우에서 개최된 ‘청량공익국수집 응원사이트 전달식’은 6억명의 회원을 보유한 중국 최대의 SNS 웨이보에서 실시간으로 취재해 실시간 중계했다. 현지에서도 그만큼 관심이 큰 행사였다. 

민병철 선플재단 이사장이 항저우 TV 등 외국 기자들과 인터뷰하는 모습. 인터뷰 장면과 이날 나눔활동 모습은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가 생중계를 했다.

지난 2007년 민병철 교수가 자신의 영어수업을 듣던 대학생들에게 선플과제를 내어준 것이 계기가 돼 한국에서 최초로 시작된 선플운동은 지난 9년간 국내에서 7000여 학교와 단체에서 62만명의 회원들이 참여해 선플운동 홈페이지에 올라온 선플은 680만개를 넘어섰다. 울산교육청에서 교육청 산하 학교에 전면 도입한 이후 학교폭력 발생률이 절반이하로 감소하는 등 청소년 인성교육과 학교폭력 예방에 큰 효과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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