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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속으로-KAIST 교수] 4차 산업혁명과 고령사회, 온 국민의 지혜 모아야
뉴스종합| 2016-08-31 11:28
대한민국은 지금 두개의 초대형 쓰나미에 맞닥뜨렸다. 바로 4차 산업혁명과 고령사회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는 한가한 편이다. 이 두 쓰나미의 파괴력과 상호작용에 대한 복합적이고도 면밀한 분석이 미진하기 때문이다.

양자는 우리 사회에 어떤 충격을 가져올 것인지 한번 살펴보자.

4차 산업혁명은 ‘생산혁명’과 ‘분배혁명’이라는 모습으로 다가올 게 뻔하다. 4차 산업혁명 쓰나미의 제1파인 생산혁명은 인공지능과 로봇을 대표로 현실과 가상이 융합하는 거대한 O2O 초생산 혁명을 이룩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 결과 현재 일자리의 상당수가 사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즉, 4차 산업혁명의 첫번째 우려는 일자리 부족이라고 할 수 있다.

고령사회는 세계 최저 출산률과 고령화에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로 가속도가 붙고 있다. 특히, 대한민국의 고도성장을 이끈 베이비붐 세대 은퇴가 시작되면서 전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하는 중이다.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이 숙련인력 부족을 우려하고 있다. 즉, 고령사회의 첫번째 우려는 숙련된 일할 사람의 부족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두가지 쓰나미를 조합해 보자. 4차 산업혁명은 일자리를 줄이고, 고령화는 일할 사람을 줄인다면 이 두 개의 쓰나미는 상승효과가 아니라 상쇄효과를 발생시키게 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우리가 4차 산업혁명을 통해 초생산성 혁명을 이룩하는데 성공한다면 고령화에 따른 숙련인력 부족 문제는 로봇과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의 기술로 해결된다는 시나리오가 가능해진다.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바람직한 상상을 디자인하는 것이라고 미래학에서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인간과 인류 그리고 우리 대한민국의 바람직한 미래는 무엇인가. 우선 피할 수 없는 외부환경은 고령화와 4차 산업혁명이다.

우리는 이 두가지 변수의 조합 중에서 가장 바람직한 조합을 찾아 국가 미래전략 설계에 반영해야 할 것이다.

우선 4차 산업혁명의 1단계인 생산혁명을 위한 국가 혁신에 총력을 모아보자. 2030년으로 예상되는 초고령사회 진입 이전에 초생산 체계를 이뤄낼 수 있다면, 일자리부족과 인력부족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동시에 만들어질 것이다.

그 이후에 4차 산업혁명의 2단계인 분배혁명을 완결할 수 있다면 1차 한강의 기적을 이룩한 선배님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세대가 될 것이다.

향후 15년 간은 국가 혁신역량 강화에 온 국민의 힘을 모아야 한다. 과학기술, 경제, 인문 모든 분야가 추격자전략에서 선도자전략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사상 초유의 과제다. 선도자전략의 핵심 화두는 투명개방, 민간주도, 실패지원, 공정거래가 될 것이다.

상상력을 조금 더 발휘하면, 보건의료기술 발달에 따른 고령화발 인구폭발을 막기 위한 생명체로서의 ‘가이아(GAIA) 지구’의 대응이 인류의 저출산 유도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저출산은 다양한 이유가 있으나 전 세계적 현상이다. 이는 생명체의 진화법칙에 명백히 배치된다.

인류는 이제 개체로서의 생명을 떠나 아바타 영화의 판도라행성과 같이 지구 차원의 생명체로 진화하는 단계를 대한민국이 ‘초생명사회’ 구현으로 선도해보자는 생각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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