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문화
아프리카 코끼리, 7년새 30%↓… 밀렵 두려워 새끼도 안낳아
뉴스종합| 2016-09-01 10:47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아프리카 코끼리의 개체수가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아를 얻기 위한 밀렵이 주요 원인인데, 이를 막으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이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끼리 연구단체 ‘국경없는 코끼리’(Elephants Without Borders)가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2007~2014년 사이 사하라 남부 18개국의 코끼리 수는 14만4000 마리가 줄어, 기존의 35만2271 마리에 비해 30%나 감소했다. 특히 2009~2015년 사이 53%가 줄어든 탄자니아를 비롯해 앙골라, 모잠비크 같은 나라의 감소세가 크다.
코끼리는 상아를 노린 밀렵으로 인해 개체수가 급감하고 있다. 미국에서 밀수된 코끼리 상아를 적발한 현장. 미국은 코끼리 상아 밀매를 불법화하고 있다. / [사진=게티이미지]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위해 수 년 동안 아프리카 대륙을 헬기나 비행기를 타고 오가며 개체수를 조사했다. 공중에서 보낸 시간이 1만 시간에 달한다고 한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이 연구를 “역사상 최대의 야생동물 조사”라고 평가했지만, 전문가들이 기존에 해왔던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는 감소세는 충격적이라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코끼리 감소의 주요 원인은 서식지 감소와 상아를 노린 밀렵으로 꼽힌다.

세계야생동물기금(World Wildlife Fund)에 따르면 아프리카 코끼리 서식지는 1979년 약 300만 평방마일에서 2007년 100만 평방마일로 줄어들었다.

특히 최근에 코끼리 개체수 감소에 치명적인 것은 밀렵이다. 코끼리 상아 대부분은 아시아 지역에서 팔리는데, 무게 1파운드 당 1000달러에 거래된다고 한다. 이 중 상당수는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치료용으로 사용된다고 WP는 전했다.

밀렵업자들은 코끼리에게서 상아를 떼어내고 나면 나머지 사체는 아무 곳에나 방치해 버린다. 사체는 길게는 수년 동안 방치돼 있는 것이 눈에 보인다고 연구진들은 전했다.

이에 코끼리들이 밀렵이 두려워 새끼 낳기를 꺼리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코끼리 보호단체 세이브디엘리펀트(Save the Elephant)의 이사회 의장인 조지 위트마이어 미국 콜로라도 주립대학 교수는 아프리카 정글 지대의 코끼리가 다른 곳에서 서식하는 코끼리에 비해 아주 늦은 나이에 첫 새끼를 낳고, 출산 후 한참 지난 후에야 두번째 새끼를 낳는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에 참여한 안드레아 투르칼로는 “초원지애의 코끼리는 평균 12살이 되면 새끼를 가지는 데 비해 드장가 삼림지대의 정글 코끼리는 포유동물로서는 비교적 늦은 23살이 지나서야 첫 새끼를 가진다”라며 “정글 코끼리는 첫번째와 두번째 새끼를 갖는 간격이 5~6년으로 터울이 3~4년인 초원 코끼리보다 길다”고 말했다.

이는 코끼리 개체수 회복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암울한 전망을 가능케 하는 것이어서, 코끼리 멸종 시나리오까지 거론된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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