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
윤부근 “유럽 가전시장, 빌트인서 승부”… 업체 인수 가능성도 언급
뉴스종합| 2016-09-02 06:01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삼성전자 윤부근 CE부문 대표이사(사장)가 유럽 가전 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웠다. 건물을 지을 때 처음으로 설치되는 빌트인 가전 시장을 본격 공략하겠다는 전략도 밝혔다. 유럽 전체 가전 시장의 30%는 빌트인 시장으로 분석된다. 윤 대표는 유럽 기업 인수 가능성도 열어뒀다.

1일 저녁 7시(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웨스틴 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윤 사장은 “올해 빌트인 시장에 적용될 제품을 만들어 내년 유럽 시장에 런칭한다. 유럽 시장 특성에 맞게 들어가기 위해 유통과 협력해서 빌트인 시장을 키워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 사장은 그간 미국 가전시장 공략을 위해 유럽 시장에 소홀했다는 점을 인정한 뒤 이같이 말했다.

그는 유럽 가전 기업 인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내가 A와 결혼했는데 다른 사람이 보면 ‘어 이상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잘못 생각한 것이다”며 “내 입장에서는 필요한 것이다. 삼성전자가 인수 합병을 하면 삼성전자 입장에서 봐야 한다. 유럽 공략을 위해 (기업 인수가) 꼭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인수합병을 고려 중이다”고 말했다. 예상 외의 기업을 유럽시장 공략을 위해 인수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북미 지역을 대표하는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데이코’ 인수를 두고 유럽 가전 시장 공략을 위해 추가로 기업을 인수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제기돼 왔다. 일단 삼성전자의 전략은 ‘데이코’ 브랜드를 유럽 지역에서도 사용한다는 것이다. 윤 대표는 공식 간담회가 끝난 뒤 비공식 자리에서 “데이코는 북미 시장에서 ‘전설’과 같은 브랜드다. 젊은 층은 모를 수도 있지만 연배가 있으신 층에선 ‘전설’이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11일 북미 지역 럭셔리 가전 브랜드 데이코를 1094억원(1억달러)에 매입키로 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현재 데이코 인수는 변호사 등이 모여 마무리 조율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이르면 오는 7일에는 미국에서 최종 인수란에 사인을 하는 행사가 예정돼 있다.

삼성전자 CE부문은 지난 2분기에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윤 대표는 여전히 “아직 멀었다”며 현재가 만족스럽지 않다고 밝혔다. ‘불끈’이 별칭인 그답게 여전히 더 많이 성취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이날 삼성전자 부스를 둘러본 소감을 묻는 질문에도 “불만스러웠다. 불만이 없으면 발전도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2017년 생활가전 4개 키워드를 ▲소비자 배려를 위한 제품 차별화 ▲프리미엄 제품 대중화 ▲사물인터넷 리더십 강화 ▲B2B 성장전략 등으로 요약해 밝혔다.

윤 대표는 퀀텀닷 디스플레이의 미래에 대해 “삼성전자는 앞으로 10년을 내다보고 퀀텀닷 디스플레이를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도 퀀텀닷으로 주도하려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가 결국 액정표시장치(LCD)를 대체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여전히 향후 10년간 삼성전자 디스플레이의 중추는 퀀텀닷이 될것임을 밝힌 것이다. 그는 ‘OLED TV’ 개발 가능성에 대해선 “제 입에선 그 말을 안하려 한다”고 선을 그었다.

윤 대표는 사물인터넷(IoT)과 관련 “현재 나온 IoT는 인터넷으로 디바이스를 콘트롤 하는 수준이다. 이것은 초기 단계다”며 “종국에는 연결을 통해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 테이터로 서비스를 하는 것이 IoT의 꽃”이라고 말했다.

그는 “IoT 제품 런칭 왜 안 하나 궁금할텐데 미국과 달리 시장 성격이 다르다. 한국에 좀더 소비자 반영한 제품 내기 위해 조금 시간이 걸리고 있다”며 “아마 내년 에 제품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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