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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정세균 의장 사퇴 촉구 결의안 공식 제출
뉴스종합| 2016-09-02 16:56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새누리당이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퇴 촉구 결의안을 2일 국회에 정식으로 제출됐다. 1일 정 의장의 9월 정기국회 개회사에 대한 사과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강수’를 둔 것이다.

이날 새누리당 원내부대표인 권석창ㆍ김성원ㆍ이만희 의원은 당을 대표에 국회 의안과에 사퇴 촉구 결의안을 공식 제출했다. 결의안은 ▷국회의장의 당적 보유금지 조항 취지와 목적을 위반하고 편향적 정기국회 개회사를 낭독,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청와대 민정수석 관련 정국 현안들에 대해 일방적이고 편향적인 개회사로 국론 분열과 국익 훼손 ▷여야가 어렵게 합의에 도출한 추가경정예산안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새누리당과 정부를 매도하고 의회주의 정신을 유린했다며 정 의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새누리당 김성원 원내부대표(가운데) 등이 2일 오후 국회 의안과에 ‘국회의장(정세균) 사퇴 촉구 결의안’을 제출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만희ㆍ김성원ㆍ권석창 원내부대표. [사진=박해묵 기자 mook@heraldcorp.com]

이 의원은 결의안을 제출한 뒤 취재진과 만나 “새누리당은 (정 의장에게) 오늘(2일) 오전 10시까지 충분한 시간을 주고 말씀을 기다렸지만 이후 나온 답이 새누리당 기대에 너무 부족했고, 현재 100여명 이상의 새누리당 의원들이 기다리는데도 (정 의장이) 어디 있는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결의안 제출을 결심한 배경을 설명했다.

새누리당은 1일 정 의장의 개회사 직후 본회의를 퇴장한 뒤 이튿날로 넘어가는 새벽 1시까지 정 의장 사퇴 촉구, 의장실 항의 방문을 감행했다. 이 과정에서 몸싸움과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이후 이날 오전 정 의장은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에게 “추경 처리를 원만하게 하지 못해 국민에게 송구스럽고 새누리당의 입장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의원들 20여명은 정 의장의 입장이 불충분하다며 이날 점심께 잠긴 의장실 앞에서 40여분 동안 점거 농성을 벌였다.

정 의장의 사과나 유감 표명이 이뤄지면 결의안이 철회되냐는 질문에 이 의원은 “가정을 두고 말하기는 어려운 사안”이라며 “슬기롭고 사려깊은 대한민국 의장으로서 모습을 보여줄 것을 기대하고, 새누리당은 결코 이 자리에서 쉽게 물러나는 행동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도 강수를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날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역대 국회의장에 대해 국회에 접수된 사퇴 촉구 결의안은 정 의장에 대한 결의안을 포함해 모두 26개로 늘었다. 역대 국회의장 28명 중 16명이 사퇴 촉구의 대상자가 된 셈이다. 하지만 사퇴 촉구 결의안이 국회를 통과한 경우가 전무하고, 본회의에 상정돼 찬반 투표에 부쳐진 것도 4건에 불과해 실효성 없는 ‘압박용 카드’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결의안은 정진석 원내대표의 대표 발의로 소속 의원 중 129명 가운데 128명이 참여했다. 보좌진 월급을 빼돌려 불법 정치자금으로 사용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검찰에 기소된 이군현 의원은 결의안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ye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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