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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별의 초보엄마]⑪키즈카페
뉴스| 2016-09-05 15:05
[헤럴드성남판교]오랜만에 친구들과 키즈카페를 방문하게 되었다. 분당, 판교, 용인 등 다양한 곳에서 임신 후에도 꾸준히 만난 친구들이라 만나면 육아 이야기가 끝이 없다. 혹 아이들 중에 아프거나 밥을 안 먹는 아이들이 있으면 염려와 함께 다양한 정보들을 공유하기도 한다. 돌이 지나도 살이 빠지지 않아 걱정하는 엄마들에게는 효과를 본 다이어트 식품들을 추천해준다. 여기저기서 화제가 된 식초다이어트가 붐이라 이를 시작하는 엄마들이 많다. 나 역시 그 중 하나인데, 아기가 남긴 밥 처리반이 되어서인지 체중계의 눈금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다.

17개월이 지난 아이들에게 이곳은 천국이다. 다양한 장난감들과 트램플린, 볼풀장, 부엌놀이 등 집에 없는 장난감들이 많아서인지 카페 입구에서 신발을 벗기자마자 웃으며 달려가기 바쁘다.

이번 여름이 너무 더워서 집 안에 있는 아이와 씨름하기 버거운 적이 많았다. 갈수록 감정 표현이 많아지고 떼를 쓰기 시작해 아이와 엄마의 행복한 여름은 기대하기 힘들었다. 에어컨을 잠시만 꺼도 더워져 땀을 뻘뻘 흘리는 아기를 보며 이번 달 전기세는 머리 속에서 빙빙 돌고, 아직 책보다는 동영상을 좋아하는 아이에게 적정한 시간을 보여주고 싶어 하는 나는 핸드폰과 리모컨을 숨기기에 바빴다. 바깥 놀이터의 놀이기구는 태양에 그을려 이용하기에는 불가능했고, 그런 나에게 키즈카페는 고마운 곳 중 하나였다.

12개월 전후로 키즈카페에 방문했을 때 구강기의 아기는 카페 내의 장난감들을 연신 빨아서 목감기에 심하게 걸린 적이 있었다. 그 뒤 나는 키즈카페에 가는 것을 꺼려했고 주로 야외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었다. 하지만 몇 개월이 지난 지금 아이는 더 이상 장난감을 빨지 않고 조금씩 역할극도 하고 어울릴 수 있어서 이번 여름 다양한 키즈카페를 방문하게 되었다.

판교에는 여러 키즈카페가 있는데 간단히 소개코자 한다.

현대백화점 7충에 위치한 '판다캣'은 백화점을 찾는 부모들이 아이들과 함께 카페에 가기 불편한 경우에 좋다. 부모들은 음료 등을 마시고, 심심해 하는 아이들은 놀기 적합하기 때문이다. 아기자기하게 놀기에는 좋을 듯하나, 다른 키즈카페에 비해 작은 공간이라 뛰어놀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라스트리트 지하에 위치한 '릴리펏'은 세련된 분위기의 인테리어와 카페 내의 식사 등이 엄마들의 SNS에 자주 올라오는 곳이다. 재미있는 캐릭터가 등장하는 커다란 스크린과 모던한 느낌의 실내가 깔끔하게 느껴진다. 주방에서 직접 식사를 만들어 판매해 가족들과 외식하기도 좋고, 식사 테이블과 아이들이 노는 곳이 함께 있어 아이가 노는 것도 한 눈에 볼 수 있다. 하지만 공간이 2층으로 나뉘어져 아이들을 돌보는 부모들이 오르락 내리락하는 불편함이 있는데다, 테이블 사이로 지나가는 키즈카들로 인해 자주 부딪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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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뉴프랑의 키즈카페 '깜부와 친구들'.(사진: 박제스민)


아비뉴프랑 3층에 위치한 '깜부와 친구들'은 3층 전체를 모두 사용해 놀 공간이 많았다. 구조가 직선형으로 길게 되어 있으며, 오른쪽엔 아이들이 노는 곳, 왼쪽은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이 있다. 식사는 아비뉴프랑 내에서 다양한 식사를 주문할 수 있다. 커다란 트램플린과 정시에 운행하는 기차, 시간 별로 진행하는 이벤트 등으로 아이들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어 좋다. 무엇보다 타 카페는 2시간 이상 놀 때 추가요금을 내는데 이곳은 따로 받지 않아 오랜 시간 아이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그러나 타 카페에 비해 큰 아이들이 많이 찾아 오후보다는 오전 시간에 가는 것이 좋을 듯 하고, 인형들과 아기자기한 장난감들이 많아 위생에 각별한 신경을 쓸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우리가 오전 시간에 자주 찾는 이유는, 오후에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다녀 온 큰 아이들이 키즈카페를 찾는데 나이에 따라 노는 방법이 달라서 같은 장난감을 가지고 놀더라도 트러블이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여름 키즈카페를 다니면서 공공장소에서는 아이와 함께 있는 것에 대해 조심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아기의 용변 후 공공장소에서 기저귀를 가는 엄마, 장난감을 서로 차지하려고 다투는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는 엄마, 아이가 다른 아이를 때려도 제재하지 않는 엄마, 다른 테이블에 가서 어지럽혀도 미안해하지 않는 엄마, 귀가 시 이용했던 테이블을 치우지 않는 엄마 등 조금만 조심하면 'NO KID ZONE(아기의 입장이 제한되는 구역)'이 생기지 않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부모는 어떻게 해야 한다‘라는 지침서는 따로 없다. 하지만 ‘부모는 아이의 거울이다’라는 말이 있다. 그래서 아이들은 다양한 색깔로 성장하기 마련이다. 조금씩 세상을 배우는 아이에게 나는 어떤 엄마가 되어야 할 지 매일 아이와 함께하며 고민해야 할 듯하다.

박제스민 violethui@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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