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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부아르-사르트르 만남 묘사, ‘모스크바에서의 오해’ 국내 첫 출간
뉴스종합| 2016-09-08 19:29
[헤럴드경제]철학자이자 사상가, 소설가, 여성운동가인 시몬드 보부아르(1908∼1986)가 그의 동반자인 사르트르와의 만남을 묘사한 소설 ‘모스크바에서의 오해’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출간됐다.

이 소설은 1962∼1966년 보부아르가 사르트르와 함께 여러 차례 소련을 방문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자전적 소설이다. 원래 1968년 출간된 소설집 ‘위기의 여자’에 수록될 예정이었으나, 이 작품을 고쳐 쓴 ‘분별의 나이’가 최종적으로 실리고 이 작품은 미발표작으로 남아 있다가 1992년에서야 공개됐다.

소설 속에서는 학교에서 교편을 잡다 은퇴한 부부 ‘앙드레’와 ‘니콜’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이 부부는 각자 다른 사람과의 사이에서 낳은 자식을 하나씩 두고 있는데, 1966년 앙드레의 딸 ‘마샤’가 사는 소련으로 여행을 간다.

사회주의에 환상을 품고 있던 앙드레는 3년 만에 다시 찾은 소련 사회의 변화에실망감을 느낀다. 1960년대 들어 소련은 자본주의 진영과의 평화 공존을 추구하는 ‘수정주의’ 노선을 취하며 자본주의적인 요소를 일부 받아들인다. 또 불합리한 관료주의와 외국인을 대하는 폐쇄적인 태도도 곳곳에서 눈에 띈다.

니콜은 젊고 활기찬 마샤를 보며 자신의 늙음을 자각하고 쓸쓸함을 느낀다. 니콜은 마샤의 젊음을 부러워하고 앙드레와 마샤의 관계를 질투한다. 니콜은 모스크바에 머무는 내내 앙드레와 둘만의 시간을 갖지 못하자 불만이 쌓이고 앙드레와의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본다.

보부아르는 소설 속 인물을 통해 자신이 실제 경험한 심리와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했다.

세기의 지성으로 불리는 보부아르와 사르트르의 생애 가운데 한 단편을 흥미롭게 만나볼 수 있는 소설이다.

이들의 눈에 비친 1960년대 소련의 사회상도 생생하게 엿볼 수 있다.

최정수 옮김. 부키. 144쪽. 8천900원.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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