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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골한과·안동제비원의 공통점은 ‘손맛과 崔씨 고집’
뉴스종합| 2016-09-13 11:10
강릉 ‘갈골한과’ 500년째 한과로 정평
안동 ‘안동제비원’은 4대째 장류 생산



전통식품 한과로 유명한 ‘갈골한과’, 고추장ㆍ된장 등 전통장류로 알려진 ‘안동제비원’ 이들 업체의 공통점은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전통의 손맛과 최씨 고집이란 장인정신에 있다.

강원도 강릉 사천에 소재한 갈골한과는 갈골마을터에서 16대가 500여년을 살아오고 있다. 갈골마을터에는 예부터 제사나 각종 행사 음식으로 한과를 만들던 풍습이 있었다. 그 중 갈골한과의 솜씨가 좋아 친지 및 지인들 경조사에 축의금을 대신하다 지역에 이름이 알려져 상업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갈골한과의 특징은 찹쌀을 장기간 자연발효시켜 모래를 이용해 만드는(갈골과줄) 독특한 레시피에 있다. 최봉석 갈골한과 대표는 전통성과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0년 한과 부문에서는 최초로 식품명인을 지정 받았다. 이후 2013년에는 무형 문화재로도 지정받게 된다. 최 대표는 “갈골한과는 찹쌀을 장기간 발효시켜 밤, 낮으로 정성을 들여야 해 제품을 완성하는데 약 한 달이 걸린다”며 “전통의 맛을 살리기까지 그만큼 인내심이 필요한 작업”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사업이 번창하면서 대량 생산을 위해 기계화를 시도했다 이내 그만뒀다. 기계화된 생산방식은 고유의 맛을 잃게 한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이윤을 남기고 사업을 확장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조상 대대로 내려온 레시피를 고수하는 일이었다. 그것이 최 대표가 고집하는 장인정신이었다. 최 대표는 “한때 한과를 배척하는 문화때문에 한과 제조를 계속해야 하는지 회의도 많았고, 요즘은 일부 업체에서 한과를 값어치 없게 만들기도 해 어렵다”면서도 “한과를 명절 음식 정도로 생각하고, 정성에 비해 가격 등 가치는 인정받지 못하는 점이 앞으로 풀어야할 과제”라고 말했다.

경북 안동에 있는 안동제비원은 4대가 약 100여년째 된장, 고추장, 간장, 청국장 등 전통장류를 생산, 판매하고 있다. 이중 팥을 넣어서 장을 담그는 ‘소두장’이 별미로 알려져 있다. 그냥 콩을 삶아서 띄우는 일반 된장과 달리 소두장은 팥을 삶아서 띄우고, 콩은 볶아서 삶아 주는 것이 특징이다. 콩으로 채울 수 없는 영양소가 보충되고, 소화를 촉진시켜 변비 치료에도 효능이 있다. 가문 대대로 전수돼 온 이 제조법은 시어머니를 거쳐 지금의 최명희 대표로 이어지고 있다.

최 대표는 “무쇠가마솥에 장작불로 콩을 삶아 메주를 쑤고 말리고, 메주를 황토방에서 이불로 덮어 띄우는 전통방식을 고수하고 있다”며 “특히 정월달 길일을 택해 항아리에 메주를 담궈 매일 뚜껑을 열고 닫고를 반복해 2년 이상 숙성시키고 2년이 지나지 않으면 판매 자체를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만의 장인정신인 셈이다.

최 대표는 요즘 아이들이 전통의 장맛을 모르는채 크고 있다는 점이 안타깝다고 했다. 때문에 그는 앞으로 소두장의 상품가치를 높이는 한편 대중화에 앞장 설 계획이다. 매달 인근 주민들과 노인을 방문해 봉사활동과 함께 소두장 알리기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안동시 다문화지원센터와 연계해 다문화가정에도 된장, 고추장 등을 기부하는 등 무료체험 행사도 연 2회씩 열고 있다. 최 대표는 “(나에게는)잊혀져 가는 소두장을 대중들에게 알려야 될 의무가 있다”며 “다만 팥의 경우 일찍 쉬어버린다는 특성이 있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고, 소두장을 명품화시키기 위해 더 노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w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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