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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은 대권 디딤돌…정의화ㆍ손학규ㆍ안철수 이어 반기문도 재단 설립?
뉴스종합| 2016-09-19 10:38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잠룡들의 재단ㆍ사단법인(이하 재단) 설립 소식이 대권출마 선언에 준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재단이 대선출마에 앞서 오피니언 그룹을 조직화하는데 기여하고 동시에 ‘큰 뜻’을 품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우선 여권의 강력한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반기문 UN 사무총장의 재단설립설이 나오고 있다. 반 총장은 지난 15일 뉴욕 유엔본부 사무총장실에서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3당 원내대표단을 만난 자리에서 내년 1월 중순 전에 귀국할 뜻을 밝혔다. 반 총장의 귀국 의사가 알려진 직후, 국내 외교가에서는 1월 외교부 고위직 인사를 중심으로 한 ‘반기문 재단’을 설립할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UN 사무총장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적극 대응했다. 반 총장 측의 이 같은 반응은 정치권에서는 재단설립이 곧 대권출마 선언이라는 등식이 성립하고 있다는 것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임기 중 대권출마의사를 우회적으로 밝혀온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퇴임 직전인 지난 5월 사단법인 ‘새한국의 비전’을 출범시켰다. 국가의 중장기 전략을 연구ㆍ분석하고 국가 정책 및 발전 방향을 제시가 목적이지만, 정치권에서는 재단 설립을 정 전 의장의 대선출마 선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유용화 정치평론가는 “재단이라는 것이 과거의 사례로 봐서 생각과 이념을 같이하는 오피니언 그룹을 모아내는 방편으로 쓰였다”며 “대권 주자의 조직적 뒷받침하는 역할을 한다”고 했다.

재단은 생각과 이념을 공유하는데 그치는 외곽 조직에 머물지 않고, 원외로 들어와 국회에서 자신의 조직을 뿌리내리는 역할을 한다.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의 ‘동아시아미래재단’과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이사장으로 있는 사단법인 ‘정책 네트워크 내일’이 대표적이다.

손 전 고문이 이사장을 지낸 동아시아미래재단은 손 전 고문이 대선출마 선언을 하기 전인 지난 2010년 설립됐다. 손 전 고문이 경선에서 패했지만, 재단의 사무총장을 지낸 김병욱 더민주 의원 등은 국회 입성에 성공했고, 지난달에는 국민의당 김종희 의원이 재단의 새 사무총장으로 임명되기도 했다. 2012년 대선 후보당시 안 전 대표의 싱크탱크로 설립된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부소장으로 있던 이태규 의원과, 김중로 의원 역시 뺏지를 달았다. ‘정책네트워크 내일은 오는 29일 2기 출범식을 앞두고 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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