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송월주 큰스님 “허망한 것 좇지 말고 세간에서 진리 실천해야”
라이프| 2016-09-28 11:30
회고록 ‘토끼뿔, 거북털’ 출간
격동의 현대불교종단사 산 증인
시민활동 통해 세상속 불교 실천
“종교인은 사회의 빛과 소금돼야”



“조실은 법상에 올려놓고 대중과 함께 살아야죠. 고고한 산중에 살면 안되잖여.”

불교계 큰 어른, 송월주 스님(82)은 한국 현대 종단사의 분깃점을 이룬다. 월주 스님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할 정도로 불교계 개혁의 중심에 월주 스님이 있기 때문이다. 

송월주 스님은 지난 26일 금산사에서 회고록 출간과 관련,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1980년과 1994년 두 차례의 조계종 총무원장과 다양한 시민사회활동을 통해 불교의 개혁과 세상 속 불교를 실천해온 월주 스님이 회고록 ‘토끼뿔,거북털’(조계종출판사)을 냈다. 1980년 ‘10.27 법난’, ‘육비구 할복 사건’ 등 격동의 현대사 속에서 수난과 험곡을 걸어온 한국불교의 산 증인답게 회고록은 현대불교종단사이자 시대의 증언록이라해도 틀리지 않다.

스님은 지난 26일 금산사에서 회고록 출간과 관련, 기자간담회를 갖고 “아직도 내 삶은 진행형이다. 해야 할 일이 많다”며, 의욕을 보였다. 천년 사찰 금산사는 정읍 태생인 스님이 스물넷에 출가해 3년만에 첫 주지가 된 사찰이다. 3년전 조실로 추대돼 만월당에 거처하고 있지만 스님이 이 곳에 머무는 날은 일년 중 두 달여에 불과하다. 빈곤국가를 돕는 지구촌공생회, 위안부 나눔의집, 사회적기업인 함께일하는재단 등 길에서 보내는 날이 더 많다. 스님은 평소 “진리는 세간 속에서 실천해야 한다”는 법을 삶의 지침으로 삼아왔다.

“배고픈 사람에게는 밥을 먹게 해줘야 해요, 다친 사람은 치료하고, 외로운 사람은 위로해 줘야죠. 배고픈 사람에게 아무리 불법을 설파해도 귀에 안들어가죠. 원초적 고통을 해결한 뒤에 법을 말해야 소화가 된다는 거에요.”

2000년대 김수환 추기경, 강원용 목사와 함께 ‘종교 지도자 삼총사’로 불렸던 스님은 종교의 역할에 대해서도 말을 아끼지 않았다. “종교인은 사회의 빛, 소금이 돼야 합니다, 못하게 되면 국민으로부터 비판받고 신뢰를 잃어요. 계속 참회하고 돌아보고 종교인의 사명, 향도자의 역할을 다하도록 반성해야 합니다.”

“내 삶은 진행형이다”는 스님은 “앞으로 해왔던 일을 계속하면서 부족한 걸 채우고 채우려고 한다”고 했다.

회고록 제목 ‘토끼뿔 거북털’은 세상에 없는 걸 비유한 말이다. 구할 수 없는 걸 찾아 허송세월하지 말고 세간에서 진리를 깨닫고 전하고 더불어 살아가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스님에게 행복은 무엇인지 물었다.

“자기 하는 일에서 만족을 느끼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입니다, 부족하더라도 비교하지 않고, 이 정도하면 낫지 않여, 만족하면 행복한거여, ”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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