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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경제 돌파구…바이오, M&A가 미래다”
라이프| 2016-10-05 11:20
현대경제硏 ‘바이오산업 육성’ 전망
바이오, 2019년 4273억弗 성장지속
바이오 적극적 M&A로 도약
사업의 속도·성과창출 기대
연구개발비, IT 비해 초라한 규모
상업성 떨어져도 기초R&D 확대를



그동안 한국 경제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해오던 자동차ㆍ조선ㆍ철강 등 중공업에 기반한 ‘중후장대(重厚長大) 산업’이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중국 등 신흥국가들의 부상에 따른 공급과잉까지 더해져 침체의 늪에 빠져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한국경제 회생의 돌파구는 의료, 교육, 금융, 정보통신기술(ICT) 등 서비스업과 바이오산업을 필두로 한 고부가가치의 첨단산업 육성이라고 조언한다.

최근 미래의 한국경제를 이끌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각광받고 ‘바이오산업’은 그 중심에 서있다. 과거에 비해 국내바이오 산업에 대한 관심과 투자 열기는 점점 높아지고 있지만 바이오 산업이 한국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 하기위해서 넘어야할 산은 많다. 창업 초기부터 적극적인 투자는 물론 삼성전자와 같은 글로벌 기업이 탄생하기 위해선 R&D 투자 확대와 적극적인 M&A는 필수불가결한 조건이다. 

바이오산업이 한국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 하기위해선 R&D 투자 확대와 적극적인 M&A는 필수불가결한 조건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바이오산업의 주요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생명체 관련 기술을 활용한 바이오산업은 질병ㆍ환경ㆍ식량ㆍ에너지 등 인류가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난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방법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에따라 바이오산업은 세계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시장조사업체인 마켓라인의 자료에 따르면 바이오산업 시장규모는 2010년 2448억 달러에서 2014년 3231억 달러로 증가했고 이런 성장세가 지속돼 2019년에는 4273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바이오산업 연구개발비 IT분야대비 턱없이 부족= 국내 바이오산업 연구개발비는 2005년 1조4000억원에서 2014년 4조8000억원으로 연평균 14.6%씩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IT분야의 정보기술(22조원), 나노기술(8조4000억원) 연구개발비에 비하면 아직도 ‘조족지혈’에 불과하다.

바이오ㆍ의료 분야 벤처에 대한 투자도 2009년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2015년 기준 3170억원에 이르지만 이는 전체 벤처투자액의 15%를 차지할 뿐이다.

바이오/의료 벤처투자는 다른 부문과 비교할 때 비교적 안전한 창업 후기 기업에 집중돼 있는 것도 문제이다. 


안중기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창업 3년 미만 기업에 투자한 비중은 12%에 불과하고 87%가 창업 초기보다 안전한 창업 중기(3년 이상~7년 이하) 또는 후기 기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바이오산업 투자에 있어 M&A도 한 축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이는 글로벌 제약사들에 비해 미비한 수준이었다. 2010~2014년 전 세계 제약기업 대상 M&A는 총 1938건이었는데 인수기업은 미국기업이 24%, 중국기업이 11%, 일본기업이 6%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기업이 인수주체인 경우는 전체의 3%에 머물렀다.

▶ 특허ㆍ기술수출 이제 걸음마 단계= 한국의 바이오 분야 SCI 논문은 2005년 4269편에서 2014년 8734편으로 연평균 8.3%씩 증가하고 있지만 바이오 특허 점유율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바이오산업 생산액은 2005년 2조8000억원에서 2014년 7조6000억원으로 매년 12%씩 성장하고 있지만 이는 전체 제조업 생산액 대비 0.5% 수준에 불과한 수치다.

더구나 바이오산업 생산액 대부분인 바이오의약(백신, 면역제제, 혈액제제)과 바이오식품(사료첨가제, 식품첨가물)에 집중돼 있다. 손익 측면에서도 국내 바이오 산업체 922개 중 매출이 발생하지 않은 기업은 182개, 매출이 있어도 손익분기점 미만인 기업은 191개로 전체의 67%가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일단 기술력을 인정받고 매출이 발생하면 사정은 달라진다.

▶기초R&D 투자 확대와 적극적인 M&A 필요= 전문가들은 한국의 바이오산업을 육성시키기위한 최우선 정책방향은 상업성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기초 연구를 중심으로 정부의 지속적인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바이오 기업의 R&D 투자에 대한 세제 및 금융지원을 강화해 장기적으로 정부 주도의 바이오 연구를 민간 주도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전무는 “먼저 기업차원에서 국내외 기업들간의 활발한 M&A로 기술의 다양성을 확보해 사업의 속도와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며 “또 하나는 정부차원에서 소규모 벤처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바이오산업 생태계구축을 위한 제반의 인프라를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창업 초기부터 바이오 기업에 대한 투자 활성화 대책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벤처캐피탈 투자 중에서 초기 바이오 기업에 대한 육성펀드를 지금보다 늘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특히 국내 바이오 기업의 성장 전략으로 M&A를 적극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M&A를 통해 외부 역량을 흡수하고 조직 내부에 활력을 넣으면 기존 조직에서는 생각지 못했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정태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전무는 “지금 업계에선 전문적인 인력이 부족하다고 말하고 있다”며 “성장하는 바이오 산업만큼 일할 수 있는 전문인력이 필요하다. 전문화된 고급 인력 양성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김태열ㆍ손인규 기자/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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