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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이 사라진다 ③] 2030 싼커들 “사드요? 관심 없죠…스마트한 쇼핑 즐겨요”
뉴스종합| 2016-10-12 15:42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아이돌 그룹 엑소(EXO)를 좋아해 SM 본사도 구경하고 청담동, 가로수길을 비롯해 송중기가 출연한 드라마 ‘태양의 후예’ 촬영지도 가보고 싶어요.” (20대 싼커 왕유씨)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요? 언론을 통해 들었지만 사실 관심이 없어요.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파장 때 놀러 온 친구도 있었는 걸요.” (30대 싼커 리우벤씨)

한국을 찾은 싼커들에게 사드 등 정치적 이슈 영향은 적었다. 중국 최대명절인 국경절 연휴에도 서울 주요 번화가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점령했다.

[사진=RF123]

달라진 건 단체로 몰려 다녔던 ‘깃발부대’에서 벗어난 개별관광객인 ‘싼커’들이 방한 관광객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20~30대 지우링허우(九零後ㆍ90년대 출생자)를 중심으로 스마트기기로 무장하고 여행을 즐기는 싼커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여행정보 수집을 위해 전통적인 오프라인 여행사보다 모바일 앱에 의존하는 경향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온라인 여행 커뮤니티도 급속히 확산되며 스마트 여행자들의 욕구를 만족시키고 있다.

중국 최대 온라인 사이트인 ‘씨트립’에 따르면 국경절기간 해외여행 예약 64%가 모바일을 통해서 진행됐으며 모바일 결제는 80%에 달했다. 또 아직 절대 수치는 크지 않지만 씨트립의 맞춤여행 플랫폼에서 스스로 코스를 짜서 여행하는 경우가 전년 동기 대비 4배 증가했다고 나타났다.

아울러 한국관광공사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에서 한 주요 활동은 쇼핑(84.3%), 식도락관광(60.7%), 자연경관 감상(36.1%) 순이며 공연관람ㆍ축제참가 비중은 5.3%로 아직 낮은 편이다. 하지만 지난 2010년 공연관람 비중이 0.7%에 비하면 증가 속도가 상당히 빠른 셈이다.

과거 주로 명동과 동대문ㆍ종로 일대에만 집중됐던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점차 확장되고 있는 것 역시 눈길을 끈다.

관광공사 통계(2010~2015년)에 따르면 요우커 비중이 서울 남대문시장ㆍ인사동 지역이 감소한 반면 신촌과 홍대, 강남역 일대를 찾는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사진=RF123]

틀에 박힌 ‘명동~경복궁~남산’ 코스에서 벗어난 싼커들이 청담동, 가로수길을 비롯해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송중기가 걸었던 카페거리까지 행동반경을 무한 확장하고 있다.

한편 중국이 해외여행 자유화 정책을 시행한 것은 1997년부터다. 싱가포르와 태국ㆍ말레이시아ㆍ필리핀 등 4개국을 대상으로 해외여행을 자유화한 것이 변화의 시작이다. 한국은 1998년에 자유화 대상이 됐다. 지난 20여년간 강산이 변한만큼 중국인 관광객들의 모습도 변한 것이다.

cho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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