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보톡스 원료 어디서 들여왔나”…맹독물질 ‘보툴리눔’ 출처 싸움
뉴스종합| 2016-10-14 11:05
-메디톡스, 휴젤ㆍ대웅에 “보톡스 원료 어디서 왔는지 밝혀보라”

-대웅 “메디톡스의 경쟁사 음해하기 위한 주장, 대응 가치 없다 ”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국내 보톡스 시장의 4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메디톡스가 보톡스의 원료가 되는 ‘보툴리눔 톡신’ 균주의 출처에 대해 경쟁사들에게 공개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경쟁사들은 오히려 메디톡스가 경쟁사를 음해하기 위한 주장에 불과하다며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반박했다.

1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메디톡스는 최근 ‘보툴렉스’를 생산하는 ‘휴젤’과 ‘나보타’를 생산하는 ‘대웅제약’에게 보툴리눔 균주(미생물)를 어디에서 누가 어떤 방법으로 발견해 획득했는지, 그 혈청학적 분류와 형태는 무엇인지, 메디톡신을 포함해 기존 제품의 균주와는 같은지 또는 다른지를 명확하게 규명하자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용시장이 성장하면서 보톡스 사용이 점차 늘어나자 국내 제약사들의 보톡스 시장 진출은 활발해지고 있다.

전량 수입에 의존해오던 보톡스는 2006년 메디톡스가 ‘메디톡신’ 개발에 성공하면서 첫 스타트를 끊었고 현재 전 세계 7개 제품 중 3개 제품이 국내사에 의해 제조되고 있다.

최근에는 휴온스까지 보툴리눔 톡신의 수출용 허가를 획득하는 등 국내 제약사들은 보톡스 시장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최근 보톡스의 원료가 되는 균주 출처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보건복지위원회 기동민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휴젤이나 대웅제약이 개발한 보툴리눔 톡신의 발견장소는 회사 연구소 내 마구간의 흙과 썩은 통조림이라고 보고됐다”며 “보툴리눔 톡신은 1g으로 100만명을 죽일 수 있을 만큼 강력한 맹독성 물질로 국가가 거래가 금지돼 있다”고 말했다. 기동민 의원은 “제조사들은 균주의 출처가 어딘지 명확히 밝혀야 하며 정부는 균주가 보톡스 제조가 아닌 다른 용도로 사용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디톡신은 1970년대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수학한 양규환 교수가 국내에 처음 보툴리눔 톡신 A형 균주를 들여왔고 이를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가 제품화했다.

메디톡스는 “두 회사의 균주 출처에 대한 의문이 계속 제기되면서 자칫 대한민국 보톡스 전체 제품에 ‘싸구려’ 이미지가 입혀질까 걱정”이라며 “두 회사는 식약처 허가를 받았으니 제품에 이상이 없다는 말만 할 것이 아니라 공개적인 자리에 나와 의혹을 해소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웅제약은 메디톡스의 주장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고 반박했다.

대웅 측은 “메디톡스는 자연상태 토양에서 균을 발견하는 것이 로또복권에 당첨되는 것만큼 어렵다고 하는데 보툴리눔 균은 자연계에 널리 존재하고 전 세계에서 발견되고 있다”며 “균주 출처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고 하는데 이는 오히려 메디톡스에 해당되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즉 메디톡스가 과거 균주를 국내에 들여오는 과정에서 공식적으로 들여왔다는 계약서 등의 증거 자료가 없다는 것이다.

이어 “메디톡스 주장은 과거부터 수 차례 있었던 얘기로, 단지 경쟁사를 음해하기 위한 허위 주장에 불과하다”며 “토론 제의에 우리는 응할 이유도, 응할 생각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보톡스 원료인 보툴리눔 톡신 균주 논란의 진행에 따라 보톡스 시장에 적지 않은 변화가 생길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툴리눔 톡신은 국민 건강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맹독성 물질인 만큼 국가차원의 관리도 필요할 전망이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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