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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스카페] 다시 듣는 가을 야구의 전설
라이프| 2016-10-27 15:59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가을 야구의 전설은 새롭게 쓰여지는 역사 속에서도 빛이 바래지 않는다. 총 33번이 열린 한국시리즈는 숱한 이야기를 남겼다. 그 중 1984년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의 7차전 혈전은 많이 회자된다. 삼성이 껄끄러운 OB대신 만만한 롯데를 상대하겠다는 계산에서 노골적인 ‘져주기’ 끝에 만난 당사자들이었기 때문에 더했다. 당시 한국시리즈가 7차전까지 가리라고 예상했던 이는 아무도 없었다. 당시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삼성이 3승을 올린 뒤부터 몰래 창고 안에서 시상식을 준비했다. 그런데 상황이 역전됐다. 3대4로 뒤지던 롯데가 8회초 유두열의 3점 홈런으로 역전승을 거둔 것. 흑역사의 반전 드라마인 셈이다.

프로야구가 생긴지 만 35년이 지난 지금 관객수는 800만명, 시장은 4000억원으로 각각 6배, 40배 이상 성장했다.

여름보다 뜨거운 야구 이야기/이상일 지음/윤출판

이런 한국야구의 시작과 성장을 함께 해온 이상일 전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이 쓴 ‘여름보다 뜨거운 야구 이야기’(윤출판사)는 그 후끈했던 순간들을 오롯이 전해준다.

1997년 시즌 초반, 선두를 달리던 LG트윈스와 5위 삼성의 시즌 첫 3연전에서 불거진 부정배트사건은 오랫동안 뉴스의 중심에 서게 된다. 삼성의 소나기 득점이 압축배트때문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배트에 대한 전면 분석에 들어간 것. 결과적으로는 압축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예의 미즈노 배트 한 자루를 전 선수가 돌아가며 쓰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프로야구 최대의 스캔들로 꼽히는 1995년 한국시리즈 7차전 9회초 투아웃 상황에서 벌어진 경기장 암전. 1986년 해태선수단 버스 방화사건, 압축배트 사건의 2015년판 탱탱볼 사건 등 현장에서 지켜 본 저자가 전하는 이야기가 새로운 즐거움을 준다. 34년 개인의 비망록이지만 KBO와 한국 프로야구의 소중한 기록이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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