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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선거결과, 내가 이기면 수용”…의무는 없고 권리만 가진 트럼프?
뉴스종합| 2016-10-21 10:03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가 자신이 승리할 경우에만 선거 결과를 그대로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선거조작론’에 불을 지피며 선거불복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 트럼프가 또 다시 ‘선거불복’ 카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트럼프가 오늘은 자신이 승리하면 결과를 수용하겠다고 말했는데 이는 결코 웃어넘길 일이 아니다”고 강력 비판했다.

트럼프는 20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델라웨어 유세에서 “나의 모든 유권자와 지지자들, 그리고 모든 미국인에게 이 위대하고 역사적인 대선 결과를 전적으로 수용하겠다는 점을 약속ㆍ공언하고 싶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하지만 “만약 내가 이긴다면…”이라는 단서를 붙였다.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에만 선거결과를 받아 들이겠다는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

트럼프는 또 여기서 더 나아가 “나는 확실한 선거 결과만 수용할 것”이라며 “그러나 결과가 의심스럽다고 느껴지면 이의를 제기하고 법적으로 소송을 제기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경우에는 선거과정에 조작 가능성이 의심되기 때문에 법적 소송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강하게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캠프의 켈리엔 콘웨이 선대본부장도 이날 ABC 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대선 결과가 실제 나와서 입증, 확인될 때까지 결과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그는 이같은 트럼프의 입장에 대해 “만약 부조리와 유권자 사기, 대규모의 부정행위가 저질러졌다면 트럼프는 단순히 그 조사를 원할뿐 아니라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두고보아야 한다는 점을 미국인에게 일깨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전날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네바다대학에서 열린 제3차 TV토론에서도 대선 결과 수용 여부를 묻는 질문에 “그때 가서 보겠다”면서 불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끝까지) 마음을 졸이게 하겠다”고도 말했다. 대선 결과를 수용하지 않을 수 있는 이유로 “부정직한 언론 기관이 유권자들에게 해를 끼치고 있고 등록이 불가능한 수백만 명이 유권자로 등록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트럼프의 선거 불복 가능성에 대해 “위험한 인물” “민주주의 가치 훼손” 등의 표혀을 써가며 강력 비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 주(州) 마이애미의 ‘마이애미 데이드 칼리지’에서 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지원유세에서 “트럼프의 (선거조작) 주장은 일반적인 거짓말을 넘어서는 것”이라면서 “지난밤 TV토론에서 어떤 증거도 없이 선거조작과 사기를 시사했는데 트럼프는 ‘패배 시 선거결과를 인정하지 않을 것임을 내비친 첫 주요 정당의 대선후보”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그런 트럼프가 오늘은 자신이 승리하면 결과를 수용하겠다고 말했는데 이는 결코 웃어넘길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이런 것은 매우 위험한 것”이라면서 “우리 선거제도의 합법성에 대해 사람들의 마음에 의심의 씨앗을 뿌리려는 것은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것이자 적들을 위해 그들의 일을 대신해 주는 것이다. 왜냐면 민주주의는 자신들의 표가 중요하다고 믿는 사람들, 또 국민에 의해 선출된 인사들이 권좌를 차지하는 제도를 믿는 것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이와 관련, 모든 선거가 오류의 가능성 혹은 조작 가능성을 포함하고는 있지만 증명할 수 있는 선거 사기 사례는 매우 희박하다고 보도했다. 저스틴 레빗 로욜라 로스쿨 교수가 검증에 나선 결과 2000∼2014년 사이 치러진 미국 선거에서 미국인이 투표한 약 10억 건의 투표 중 대리 투표로 의심되는 사례는 31건에 불과했다고 WSJ는 전했다.

smstory@heraldo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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