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최순실파일 파문] 靑비선조직 있었나?…‘문고리 3인방’ 다시 도마 위에
뉴스종합| 2016-10-25 09:10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최순실 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극비 연설문까지 사전에 입수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비선실세’ 의혹은 한 개인을 넘어 하나의 조직으로 커지고 있다.

지난 24일 JTBC에 따르면 최 씨 소유의 PC에서 발견된 대통령 연설문 또는 공식 발언 형태의 내부 문서는 44개에 달한다. 이 가운데는 박 대통령이 독일 드레스덴에서 발표한 통일구상이나 청와대 비서진 인사 같은 매우 민감한 내용도 포함됐다.

청와대 내부 문서는 기본적으로 대외 유출이 금지돼 있는데다 대통령 연설문, 인사 같은 자료는 업무 관련자 일부만 공유할 정도로 극비 사항이다. 이를 아무런 직책이나 업무 관련성이 없는 민간인 신분의 최 씨가 사전에 받아봤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청와대 내부자, 그 중에서도 상당한 정도의 내부 권력자의 조력은 필수적이다.


지금까지 제기된 최 씨와 청와대 간 의혹의 고리는 미르 재단에 기업들로부터 486억원의 거액 후원 과정에서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지원했다는 것이다. 우병우 민정수석 의혹을 수사하던 이석수 특별감찰관은 미르 재단뿐 아니라 K스포츠 재단 모금 과정을 놓고 안 수석을 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최 씨와 박 대통령의 40년을 넘는 각별한 인연이 조명을 받고 있다.

최 씨는 박정희 대통령 서거 이후에도 박 대통령과 인연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1998년 박 대통령이 정계에 나설 때는 최 씨의 전 남편인 정윤회 씨가 보좌관으로 등장했다.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이재만, 정호성, 안봉근)이라는 박 대통령 ‘실세라인’이 모습을 드러낸 시기다. 이들 문고리 3인방과 최 씨는 2014년 ‘정윤회 동향문건 파동’으로 한 차례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이들 비선이 공직 인사 같은 주요 국정 운영에 깊숙히 개입했다는 의혹이었다.

그러나 이번 논란 과정에서 ‘문고리 3인방이 생살이라면 최순실은 오장육부’라는 청와대 내부 관계자의 언급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고 급기야 대통령 연설문까지 미리 받아봤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미르ㆍK스포츠 재단 강제모금 의혹으로 시작된 논란은 ‘최순실 게이트’로 번질 대형 폭탄으로 커졌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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