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일반
화장품·여행株 폭락도 공매도가 원흉
뉴스종합| 2016-10-28 11:06
中 유커 20% 감축 악재 틈타
아모레퍼시픽 389억 공매도
하나투어도 21억…주가 8%
개미들의 ‘공공의 적’으로



‘악재에 기승하는 공매도…개미들에겐 공공의 적’

악재엔 공매도가 뒤따른다. 최근 한미약품 늑장공시 의혹과 연계된 대규모 공매도 세력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중인 가운데, 지난 25일 ‘유커 20%’ 감축 쇼크에 따른 화장품ㆍ여행ㆍ호텔관련주 동반 폭락(8~9%) 사태도 공매도 세력들이 원흉으로 지목되고 있다.

28일 코스콤에 따르면 지난 25일 유커 20% 감축 소식에 하루동안 7% 이상 급락한 화장품 대장주 아모레퍼시픽에는 11만2909주, 389억원의 공매도가 쏟아졌다.


이는 최근 한달(9/27~10/25) 일평균 공매도 거래량(2만1288주)의 5배가 넘고, 공매도액으로는 증시 내에서 가장 많았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7.12% 내린 34만5500원에 장을 마감, 52주 신저가를 다시 쓰며 시가총액 상위 종목 10위에서 11위로 밀려났다.

화장품ㆍ여행주 폭락장에서 금액 기준 공매도 2위는 LG생활건강이었다.

공매도만 260억원에 달한 LG생활건강은 한달 평균의 4배를 웃도는 3만266주의 공매도 공세에 주가는 8.34%의 낙폭을 보이며 주저앉았다.

관광주인 호텔신라는 161억원의 공매도로 3위를 기록했다. 이날은 평소 거래량의 5배가 넘는 양(27만6515주)의 공매도가 쏟아지면서 주가가 6.94% 하락했다. 이 밖에도 이날 아모레G(6만985주, 90억원) 공매도량은 평소의 3.8배, 코스맥스(6만1713, 74억원)와 잇츠스킨(1만545주, 7억원)은 4.5배, 리더스코스메틱(1만3155주, 3억원)은 4.2배, 에이블씨엔씨(2만5654주, 5억원)가 5.7배를 넘었다. 이들은 하루만에 주가가 8~10% 급락, 52주 신저가를 새로쓰기도 했다.

하나투어도 이날 평소의 2.8배에 달하는 3만2984주(21억원)의 공매도 공세에 밀려 8.04%까지 주가가 빠졌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중국발 악재에 화장품 관련주와 관광주는 항상 공매도의 대상이 된다”며 “특히 화장품 중소형주의 경우 개미투자자(개인투자자)들이 많이 포진돼 있는 종목으로 특히 개인투자자들이 공매도에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악재성 공시로 당일 주가가 18% 이상 급락한 한미약품의 경우 공매도 세력이 돈을 벌 수 있는 ‘황금어장’ 같은 하락장이 펼쳐지자 공매도 거래량은 전날(7658주)의 13배 이상인 10만4327주를 기록하며 폭증했다. 이날 공매도 물량은 한미약품이 상장된 2010년 7월 이후 사상 최대치였다.

하지만 공매도의 폐해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는 엇갈린다.

공매도가 수익률을 낮추는 효과가 있고 개인투자자들이 이를 벗어나긴 어렵다는 의견과 공매도를 없애면 오히려 주가에 거품이 낄 수 있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보고서에 따르면 공매도잔고 공시 도입 후 3개월(7~9월) 동안 공매도 누적이 많았던 종목일수록 공매도 누적이 적었던 종목보다 수익률이 9%포인트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반적인 투자 여건도 공매도에 제약 있는 개인 투자자들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윤모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지난해 6월 중순 국내 주식시장의 가격제한폭이 ±15에서 ±30%으로 증가하면서 높아진 변동폭을 활용한 기관과 외국인의 공매도를 개인들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며 “롱숏전략을 사용하는 국내 헤지펀드 규모가 증가하면서 공매도 역시 증가할 추세”라고 지적했다.

반면, 공매도의 이점을 옹호하는 측에서는 공매도를 허용해야 시장의 부정적 정보가 원활히 공급돼 주가 ‘거품’이 걷힐 수 있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공매도 비중이 낮은 주가 하락폭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한국금융연구원이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주식보유 비중과 주가간의 관계(2008년~2015년 대상)를 살펴본 결과, 공매도가 용이하지 않은 종목일수록 주가 하락폭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박해식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원은 “공매도가 제한되면 부정적 정보가 원활히 공급 안 돼 주가가 과대평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영규ㆍ김지헌ㆍ이은지 기자/ygmoon@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