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최순실, 그리고 반기문의 몰락①] 지지율 최저 2위까지…“새누리와 엮일수록 상황 어렵다” 가설 증명
뉴스종합| 2016-10-29 08:01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최순실 게이트’의 그림자가 유력 대권주자인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을 덮쳤다. 견고하던 지지율은 하락세를 그리기 시작했고, 국내 복귀 후 대선 출마를 도울 정치 세력의 존재는 희미해졌다. 당초 반 총장을 당 ‘대표주자’로 내세우려던 친박(親박근혜)계의 힘이 최순실 게이트 이후 약화하고 있을뿐더러, 이들과 ‘연결돼 있다’는 이미지가 지지율 유지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과연 반 총장의 향후 선택지는 무엇일까. 현재 상황을 기반으로 진단해 봤다.>


▶지지율 최저 2위까지…“새누리와 엮일수록 상황 어렵다” 분석 증명=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27일 발표한 10월 4주차 주중 동향에 따르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전(前) 주(22.2%)보다 0.7%포인트 하락한 21.5%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지지율 19.7%)에게 1위 자리를 뺏기지는 않았지만, 오차범위 내 접전이 불가피하게 됐다.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씨가 국정에 개입한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나며 새누리당과 함께 ‘역풍’을 맞은 탓이다.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반 총장의 지지율 하락은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앞서 제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는 반 총장을 ‘무소속 후보’로 규정해 진행됐다. 친박계와 반 총장의 연결고리를 모르는 참가자자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감정이입’ 없이 반 총장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이야기다. 반면 반 총장을 ‘새누리당 후보’로 규정해 진행한 여론조사기관 에스티아이의 10월 정례조사(26일 발표)에서 반 총장은 24.53%의 지지율을 기록, 문 전 대표(지지율 37.0%)에게 1위 자리 내줬다.

즉, 새누리당과의 관계가 명확해질수록 반 총장은 지지율 측면에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이야기다. 문제는 여론의 인식이다. 헤럴드경제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빅데이터 분석도구 소셜메트릭스를 통해 반 총장을 보면 떠오르는 연관 단체를 조사(28일 기준)한 결과, 현재 근무 중인 유엔(1만 1841건)보다 새누리당(1만 3794건, 새누리 7988건+새누리당 5806건)이 높게 나왔다. 반 총장이 아무리 피하려 해도 대중의 마음속에서 그는 이미 ‘새누리당 사람’ 중 하나라는 이야기다.

이에 따라 정치권 일각에서는 ‘반 총장의 대권 도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반 총장의 ‘정치적 후견인’으로 불리는 김종필 전 국무총리는 지난 25일 반 총장의 1월 귀국설에 대해 “반 총장은 와 봐야 안다. 쉬운 일은 아니다. 반 총장이 귀국을 하더라도 지금 생각한 대로는 어려울 수 있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공동대표,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만찬 회동을 한 자리에서다. 반 총장이 새누리당 행(行) 대신 독자세력 구축 등을 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리얼미터의 주중 집계는 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전국 성일 1528명을 대상으로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RDD 방식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p, 응답률은 10.4%다. 에스티아이의 정례조사는 26일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RDD 자동응답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 표본오차 ±3.1%p이며 응답률은 5.0%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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