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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여옥 “朴대통령. ‘불통의 정치’가 아닌 ‘수동태의 정치’였다”
뉴스종합| 2016-10-29 09:42
[헤럴드경제]전여옥(57ㆍ사진) 전 한나라당 의원이 당시 한나라당 대표로 일하던 박근혜 대통령과 지내며 겪었던 이해할 수 없는 일들에 대해 다시 한 번 털어놓았다.

전 전 의원은 29일 조선일보에 보낸 기고문을 통해 “(박 대표가) 누군가가 일러준 단어를 외워서 말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그러나 모든 대(對) 언론용 언급을 챙기고 옷과 살림을 도맡았던 ‘그들’은 숨어있어 나도 그 실체를 (정확히) 몰랐다”고 말했다.



전 전 의원은 한 일화를 털어 놓았다. 기자들과 만난 박 대표가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는데 갑자기 “여당과 전면전을 해야할 것 같아요”라며 노무현 정권에 대한 일종의 선전포고를 뜬금없이 했다. ‘왜?’가 없는 상황에 해맑은 얼굴로 ‘전면전’을 선포한 데 화들짝 놀란 기자들이 보고 전화를 하러 하나둘씩 자리를 떴다는 게 전 전 의원의 설명이다. 전 전 의원은 “영혼 없는 전면전 선포를 하고 미소를 지으며 ‘왜 기자들이 하나둘씩 자리를 뜨죠’라고 말하는 박 대표를 보며 충격을 받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전 전 의원은 박 대통령의 가족은 박지만 씨와 박근령 씨가 아닌 최태민 씨 일가라고도 주장했다. 그는 “최 씨 일가와 (박 대통령 간의) 이상한 관계는 이미 오래전부터 쉬쉬해오던 스캔들이었다”며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 시절 한 기자가 인터뷰에서 ‘최태민 씨가 비리를 저지르고 박 대표를 이용했다는 말이 있다’며 질문하자 박 대통령의 목에 파란 힘줄이 선명하게 솟고 목소리가 떨리는 것을 보았다. 다 음모며 천벌을 받으려면 무슨 말을 못하냐고도 했다”고 강조했다.

전 전 의원은 새누리당 친박에 대해 ‘참 나쁜 정치인’들이라고 일갈했다. 전 전 의원은 “그들은 아주 속속들이 잘 알고 있었지만 잿밥에만 관심이 있었다”며 “약점이 있는 대통령이라면 그들 마음껏 조종할 수 있으니 더 좋다 생각했을 것”이라고도 했다.

전 전 의원은 박 대통령의 정치 스타일을 ‘불통의 정치’가 아니라 ‘수동태의 정치’였다고 말했다. 그 와중에 최순실 씨가 박쥐처럼 동굴 속의 권력을 잡은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박 대통령은 저녁 6시만 되면 관저로 들어가는 ‘저녁이 있는 삶’을 즐겼다”고 평가했다. 이어 “대면 보고는 서로 주고받는 것이라 질문을 하려면 사안을 완전히 파악해야 하는데 박 대통령은 보고서로 모든 것을 보고받았다. 받기만 하는 것이다”라며 “장관은 대통령을 만날 일이 없어 대기할 필요도 없다보니 박근혜 정부 장관 노릇처럼 쉬운 게 없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려왔다”고 덧붙였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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