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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카드’는 ‘안종범 물타기’? 靑대국민담화는 與내부단속?…說, 說
뉴스종합| 2016-11-04 08:14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박근혜ㆍ최순실 게이트’로 정국이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면서 여야 곳곳에서 음모론 격의 의혹 제기가 불거진다. 그만큼 정국은 시급하고, 물밑 전략 싸움은 치열하다는 방증이다.

청와대가 지난 2일 김병준 신임 국무총리 내정자를 전격 발표하면서 야권 내에선 ‘시기가 묘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그날은 ‘박근혜ㆍ최순실 게이트’의 핵심 연결고리인 안종범 전 수석의 검찰 출두가 예정된 날이었다. 안 전 수석이 검찰 출석을 앞두고 지인을통해 “박근혜 대통령 지시에 따랐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안 전 수석 수사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청와대는 안 전 수석 검찰 출석을 5시간 가량 앞둔 이날 오전 돌연 개각을 단행했다. 한 야권 의원은 이날 청와대 발표 직후 “안 전 수석 수사를 물타기하고자 청와대가 개각 발표 시각을 맞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야권 내에서 돌았다”고 전했다. 

[사진=김병준 총리 내정자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으로 기자들의 질문을 받으며 출근하고 있다. 안훈 기자 rosedale@heraldcorp.com]

이후 김 내정자의 내정 소감 발표 시각도 안 전 수석이 검찰 출석을 예고한 오후 2시와 동일했다. 안 전 수석은 이날 예정보다 10분가량 먼저 검찰에 출석했고, 김 내정자는 이후 돌연 소감 발표 시간을 1시간 연기했다. 나아가 해당 시간에 모습을 드러낸 김 내정자는 “내일 입장을 밝히겠다”고 하루 더 기자회견을 보류했다. 

[사진=대기업으로부터 미르ㆍK스포츠 재단을 위한 출연금을 강제 모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이 2일 오후 피의자 신분으로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안 전 수석은 “침통한 심정이다. 잘못된 부분 책임지겠다”고 했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 여부, 출연금 모금의 강제성 여부에 대해선 답변하지 않았다. 박현구 기자/phko@heralcorp.com]

이 때문에 김 내정자가 총리직을 과연 수용할지부터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결과적으로, 안 전 수석이 검찰에 출석해 집중조사를 받게 된 2일과 3일 모두 최대 관심사는 ’김병준 카드’가 됐다. ‘안종범 물타기’란 음모론이 제기된 배경이다. 야권은 명확한 진상조사가 먼저, 대책 논의는 후순위란 전략을 세워놨다. ‘안종범 수사’가 진상조사를 상징한다면, ‘김병준 카드’는 대책 논의 격이다. 시기가 미묘하게 맞물리면서 결과적으로 야권은 본래 전략과 달리 진상조사보다 대책논의에 관심이 집중되는 걸 막아야 할 상황에 놓였다. 

[사진=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스마트폰으로 문자를 주고 받고 있다. 하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수사를 받을 것이라는 첩보를 언급하고 있다. 문자내용에는 “내일 의총이 네시로 변경되었습니다. 그 이유가 그 전에 대통령이 수사 받겠다고 기자회견할 것이라는 첩보가 돕니다” 라는 문구가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4일 예정된 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를 두고도 말이 많다. 지난 3일 헤럴드경제가 촬영한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의 문자 메시지에는 ‘의총이 4시로 변경됐다. 그 이유가 그 전에 대통령이 수사받겠다고 기자회견하리란 첩보가 나온다’고 적혔다. 새누리당은 이날 의총에서 지도부 사퇴를 논의하기로 했다. 여권 내에선 비박계를 중심으로 지도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견이 거세다. 또, 박 대통령의 명확한 입장 표명과 수사 수용 의사 등을 밝혀야 한다는 반발도 상당하다. 이날 의총이 향후 당청관계를 규정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새누리당 내에서 대국민담화 시각에 민감한 건 의총 개최 시각이 박 대통령 대국민담화 전, 후인가에 따라 크게 분위기가 바뀔 것이란 이유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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